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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을 받아들일 순 있지만 다칠준비는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먼저 연락을 하겠다고 너를 돌려보낸게 12월.

지금은 한 해를 보내고 1월의 중순에 다달았다. 생각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한 달여를 흘려보내고,

지금 나는 내 휴대폰과 대치상황 중이었다.

분명 먼저 전화를 하기로 했는데, 무슨말을 꺼내야 하며, 만나선 어떤 말을 해야할까.


"왜왜 또 뭐.이번엔 뭔데?"

"내가 먼저 연락한다 그랬는데, 뭐라고 말해야 될 지 모르겠어."

"병신이지.병신인게 분명하지. 아니, 한달을 고민했는데 아직도 무슨 용건으로 전화해야 될 지 모른다는게, 너는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가르쳐달라고 난리난리를 피워 겨우 가르쳐줬더니 어디와서 행패야 행패는.. 진짜 심각한데.

분명 내 상식상으로는 충분히 그럴수있는 상황인데 남이보기엔 아닌가보다.


"야. 니 직업이랑 그애 직업은. 놔뒀다 엿바꿔먹으려고? 너 사진작가잖아. 걔 모델이라며. 그럼 사진촬영한다고 부르면되지 뭘 그렇게 한달동안씩이나 고민을해?"

"..아"

"아. 는 병신아 얼른 문자나 보내 아님 전화하던지"


전화는 불편할 것 같고 결국 문자를 쓰는데 그마저도 당황하고 횡설수설 하는 나를 보다못한 김원식은 내 폰을 뺏어들어 빠르게 자판을 눌렀다.

나는 말릴 틈도없이 전송된 문자를 보다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면 너는 씩 웃으며 브이자를 그렸다.


'나와. 사진찍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문자 답장만 기다리는데 5분이 지나서 온 답장에는


'에이. 기다리다 목빠질 뻔 했네. 어디로 갈까요? 공원? 아님 형 스튜디오?'

'스튜디오'

'넵.알겠습니다. 스튜디오로 바로갈게요.'


1분만 답장이 늦었어도 김원식을 때려 팰 기세였지만 오는 답장의 ok사인에 갑자기 김원식의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듯 했다.

겉옷을 집어들곤 문단속하고 나가라 말하며 현관을 나섰다.

온지 30분도 안된 김원식한텐 미안하지만 어쨌든 이 일을 만든건 김원식이니까.


"아..진짜 또 놔두고 가네"


집에서 무슨짓을 하던 오늘은 그냥 가만히 넘어가야겠다. 

서둘러 간 스튜디오앞에 너는 손을 호호 불며 서있었다.


"많이 기다렸어?"

"아뇨, 많이 안기다렸는데 추워. 얼른 들어가요"


너와 만나고 난 뒤 상업적으론 사진을 찍지 않던 내가 갑자기 닥치는대로 일을 해 마련한 자금으로 만든 내 스튜디오였다.

이곳에서 너의 모습을 한번더 내 뷰파인더에 담고싶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늘이라는게 괜히 벅차올랐다.


세팅을 다 하고 네게 있는그대로 포즈를 취하라고 요청을 보낸뒤 셔터를 누르려는 찰나,

카메라 옆 탁자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아. 죄송해요. 진동해놓는걸 깜빡했네."

"다음부턴 그러지마. 난 괜찮은데 다른 작가들은 많이 신경써."

"네네"


너는 웃으며 핸드폰을 매너모드로 바꿨고, 얼른 제자리로 가서 포즈를 취했다.

연속해서 터지는 셔터소리에 너는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며 내 뷰파인더 속에 꽉 들어찼다.

30분 정도가 흘렀을까, 잠깐 휴식이라 말하고 카메라를 내려놓고 너를 봤다.

너는 좔영때의 그 진지한 모습은 어디로 날려보냈는지, 천진난만한 너로 돌아와 핸드폰게임을 한다며 내 카메라가 있는곳으로 달려왔다.


너는 핸드폰을 켜더니, 잠시 표정이 굳는듯했다. 

그리고 바로 입술을 깨물며 전화를 걸어 밖으로 나갔다. 전화통화를 마치고 온 너는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지만 티를 내지않으려는 듯 나에게 웃어보였다.


"형. 그거 오늘 B컷나온거 한개도 없어보이는데.. 저기..그러니까 지금 회사에 갑자기 급한일이 터졌다고, 그래서, 미안해요. 내가 다음에 형이 안불러도 꼭올게!"


두손을 모으며 미안하다고 나에게 너는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저 멍하니 너를 보기만했다.


"형 미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너는 급히 외투를 챙겨 입으며 스튜디오를 빠져나갔다.

네가 나가고 한 5분이 흘렀을까.. 순간 아차싶었다. 

저아이는 지금 모델인데, 그것도 탑모델이었다. 상업적으로 사진을 찍은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델계나 작가들의 일을 하나도 모르고있던건 아니었다.

잠시 망각이라도 했나. 잠 잘시간도 부족했을텐데 거절한번 하지못하고 자신이 불렀다고 나와준것이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를 통해 나 때문에 혼이났을것이고..설마 스케줄을 펑크내면서까지 여기에 온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 교차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 너무 이기적인걸까.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1달을 고민해도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단순한 일의 목적으로라도 너의 얼굴을 보고 만날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목적으로 널 만나고싶진 않았다. 감정을 확인하고싶어서 너를 만나는것인데 일이라는 명분이 있으면 그 감정은 어디론가 쏙 숨어들어갔다. 그래서 더욱 답답했고, 오늘에서야 드디어 일을 명분으로 하지않고 너를 잡았는데..

처음이란 역시 모든게 서툴렀다.

1달여의 고민끝에 모든지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었지만 다칠 준비는 되지않은 모순적인 나는 서툰 내 감정의 꼬리도 확인해보지 못한채 처음 잡았던 네 손을 이렇게 놓쳐버린 듯 했다.


-fin-

하루에 한편씩 오기로 했는데 많이 늦었네요ㅠㅠ 죄송합니다ㅠㅠ 오늘도 읽어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하단 인사말 전해올립니다^^ㅎㅎ


음.. 조금 설명을 하자면 지금 택운이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어떻게 된건지 감조차 못잡고있는 상황이예요. 이게 첫사랑인건지. 아님 사람들사이에서 흔하게 있는 상황인지 조차 모르는거죠. 어렸을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온전히 마이웨이를 해온탓에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못하고있는 상황이예요. 

제 글을 읽다보니 횡설수설한단 느낌을 받으실것 같아서,, 이렇게 조금 써봅니다ㅎㅎ 좋은하루 보내세요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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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택운이가 감정을 빨리파악해야되는데...원식이왤케귀엽죠?ㅋㅋㅋ옆에서답답해하는모습생각하면ㅋㅋㅋㅋㅋ하루에한편이목표시라니작가님짱이에요ㅇㅅㅇ=b
11년 전
천사와악마
그러게요...ㅠㅠ쓰는 저도 횡설수설하는데 이개 진짜 택운이 맘이었음 보고있는사람은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했더니..ㅎㅎ 하루한편 목표 꼭 이뤄야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운아 ㅠㅠㅠㅠㅠ빨리 너의 마음을 깨닫길 바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식이는 옆에서 답답한 운이 보면서 답답해 쥬금 ㅋㅋㅋㅋㅋㅋ그나저나 우이 연이는 무슨 일이 있는 거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천사와악마
허허허 연이 사정은.. 음... 다음편을 기대해달라고 말해드리고싶지만 여기서 이만!!!!ㅎㅎ 택운이가 생각한대로 크게 혼난것 같아요. 자세한건 나중에 설명할수있을때 설명해드릴게요^^읽어주셔서 감삼합니다^^
11년 전
독자3
오오 너무 멋있어요 담담하게 표현하는 택운이의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글 너무 재밌어요 따뜻하네요 ㅠㅠ
11년 전
천사와악마
감사합니다^^ ㅎㅎㅎ 자주자주 놀러와주세요:)
11년 전
독자4
작가님 설명보기전애도 택운이가 혼란스러워하고있구나!라는 생각은 들었죠 근데 학연이가 바쁘다보니까..흡 여기는 너무 안타깝다ㅠㅠ / 달나무.. 히히 오늘 하나만 보고자려했는데 안될듯싶어요 엉엉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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