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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운시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이야."
올라오려는 고개를 손으로 눌러 막고서 너를 향해 나는 대답했다.
그래. 분명 내가 뱉은 거짓말이란 말은 다 새빨간 거짓이였다. 모델계에서. 그것도 남자 모델이. 3년만에 해외 러브콜을 받기란 쉽지않았다.
분명 너는 몰라보게 자란것이 분명했지만 나를 잊어버린 니가 괘씸해 부린 순전한 내 심술이었다.
조금 더 빨리 날 찾아올 줄 알았다. 나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을줄 알았고, 나보다 먼저 네가 날 알아보길 바랬다.
솔직히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은 내가 남에게 느끼는 감정과에 차이가 있는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당황스럽지만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꺼내놓자면
쑥쑥커서 나를 찾아낼 것이란 기대와 달리 너는 나를 잊어갈 즈음에 내가 너를 발견했고, 니가 나를 잊어갈 즈음이란 대목에 대해 많은 섭섭함을 느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사이도 아닌 그저 지나가거나 스쳐가던 사람중 한사람들이었을 뿐인데.
나를 기억해낸 지금의 네가 미안하다며 고맙다고 하는 말에 나는 용서라는 말을 갖다붙일수는 있을까.
3년전과 지금. 너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너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던 나는 너에게 약간의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특별한 감정이란게 대체 무얼까.
너를 조금이라도 더 만나면 이 감정의 이름을 알 수도 있지않을까.
너를 붙잡고 싶었다. 이 감정의 이름을 알기위해. 어쩌면 이기적이고 이상할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내 솔직한 심경을 너를 조금이라도 더 만나보고
이 감정의 이름을 확인하고 싶은것이다.
"작가님. 나 피쏠려요."
"그냥 그러고 들어"
"네."
"용서해줄게"
"오 진짜요?"
"대신. 3년동안 니 사진 들고다녀준 값. 미안하면 그거 해."
"어떻게요?"
"내가 부르면 와. 그냥 아무때나. 내가 전화하면 오기만 해."
"콜. 그정도야 뭐. 3년동안 내사진 갖고다녀준것도 고마운데. 그래요. 필요하면 불러요 꼭! 먼저 연락할 스타일은 아닌것같지만.. 아, 내가 먼저 연락할까요?"
"아니, 내가 먼저 연락하기 전엔 하지마"
이 감정이 궁금하긴 해도 생각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답을 확실히 알아도 못알아챌것만 같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죠 뭐. 아, 우리 사진 다시찍을까요? 3년전 똑같은곳에서 똑같이. 나 그런거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ㅇ..어?"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낙천적이기만 한 너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 손을 잡아끌고 그때의 그장소로 향했다.
"..나 사진기 안가져 왔는데"
"요새는 핸드폰 화질이 더 좋더만, 안그래요?"
"나 핸드폰으로 한번도 사진 찍어본적없어."
"헐.. 그 좋은폰을 여태까지 2g보다 더 못하게 쓰고있었단 말이예요? 내가 가르쳐줄게요 그럼"
사람을 대할때 스스럼 없는 니 행동. 3년전의 너를 잊지않고 계속 붙들고다닌 이유는 이런 나의 모습과 상당히 대비되는 너의 성격이 머릿속에 박혀서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형이 그쪽으로 가봐요. 내가 찍어줄게"
"너. 반말.."
"네? 내가 언제요? 안그랬는데?"
저 뻔뻔스러움하며
"아 실수한번 한거가지고 남자가 꽁하게 왜그래요. 얼른가서 서봐"
이런 능청스러움까지. 더이상의 말싸움은 지칠뿐이란걸 깨닫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3년만에 사진을 주인을 되찾았고 나는 내 생애 가장 생각지도 못한 궁금증을 가져다준 친구하나를 얻게 되었다.
-fin-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정말 한분한분 감사하단 말 전하고 싶어요ㅎ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