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일은 태일에게도 중요했다
어떻게 말하면 한국에서의 첫 작품이다
잘하고싶었다
태일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지호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러면 어쩔수 없지 뭐.."
"안녕하세요!!"
딴짓하던 세명의 눈이 한쪽으로 몰린다
"아까 말한 그 애들이야?"
"응 인사해"
가현은 방긋웃으며 인사를 대신했다
"반가워요"
뜻밖의 여자의 등장에 당황한 지훈이 물었다
"누..누구세요?"
"태일이형 이거"
지호는 찡그린 표정으로 새끼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내 모두들 수긍한 눈치였지만 박경과 지훈의 표정이 다른의미로 구겨졌다
"너 언제 갈꺼야?"
"오빤 어째 날 계속 보내고싶어하는것같아?"
"여자친구 단속하는거지 뭐"
"저런 여자친구있으면 맘이 편하겠어? 태일이형 키 안큰이유를 이제야 알겠네"
어느새 팀으로 뭉친 지호와 경이었다
태일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내가 욕까지들으면서 이것을 왜 하고있는지 모르겠다
아까 지호가 목을풀때를 틈타 가현에게 물어봤지만
대답은 그냥 재밌잖아 그리고 남자만날 생각도 없는데 오빠가 좀 도와줘 였다
하긴 그냥 소개했다면 짐승같은 우지호와 박경이 가만히 놔둘리가 없다
여동생을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해진 태일은 표정이 밝아졌다
"권이는?"
"......좀있다 온데요 아파서"
"어제부터 왠지 몸이 안좋은것같더라"
한번아프면 쉽게낫질않는 체질탓에 고생을 많이하는
권이가 태일은 안쓰러웠다 그래서인지 안좋은 지훈의 표정을 보지못했다
"싸인해주세요!!"
제 2의 표지훈인가
가현에게 종이를 내밀고 있는 비범이 보였다
"와...나 알아요?"
"네..진짜 영광입니다"
이게 뭔소리래
"오빠!! 봤어? 한국에서도 날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
"나도 좀 신기하네"
사실 가현은 미국에서는 꽤 알아주는 보컬이었다
하지만 한국사람이면 날 볼 기회가 없었을텐데
"작년에 미국에서 우연히 공연을 봤어요 싸인받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데 이렇게 받게 되다니..
비범과 가현 모두 감격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가현은 한국에올때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게 내심 섭섭했다
"아..니가 매일 듣는 앨범 말이야?"
생각해보니 표지의 여자와 많이 닮아있었다
"아 그거!!"
모두들 생각이 나는듯 맞장구를 쳤다
재효가 아무리 주라고 졸라도 절대 주지않았던 그 앨범이었다
모두들 웃고 떠드는동안 지훈의 시간만 더디게 흘렀다
여자친구라고? 대각선의 자리에 앉아있는 여자를 쳐다봤다
언젠가 태일에게 이상형을 물은적이 있다 키가크고 귀여운여자.
키는 말할것도 없고 호탕하게웃는 모습이 누가봐도 귀염상의 여자였다 젠장
언제는 내가 좋다며. 마음이 복잡했다 웃는 여자의 입을 막아버리고싶었다
저 입으로 형이랑 키스했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지훈의 고개가 떨궈졌다
여자와 키스하는 태일의 모습이 겹쳐졌다
뭐이래..억울한 마음에 입술을 깨물었다
아..좋아하나봐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왔다
지호가 경이와 지훈을 가르치고 있고
나머지는 가현이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것인지
본인들은 보컬연습이라 하는데 노래소리는 들리지않는다
"헐!! 형!!"
지호가 호들갑을 떨며 다가왔다
"피나 피!!"
"철철 나 피가!!"
다친건 정작 지훈이였지만 지들이 더 호들갑이다
지훈을 내게 던져주곤 위로의 랩을 만들겠다고 옆방으로 옮겨갔다
박경과 지훈이 사라지자 방안은 조곤조곤한 가현의 목소리만 들렸다
그게 또 지훈은 마음에 들지않았다
"뭐하다가 다쳤어"
"종이에 베였어요"
종이에 베인거 치곤 꽤 심하게 베였다
"형 나 열도 나는것같아"
"열?"
태일의 손바닥이 지훈의 이마를 덮었다
"열이 조금 있는것같기도 하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훈이 태일의 손을잡고 자신의 옷속으로 넣어버린다
"봐봐 뜨겁잖아"
지훈의 돌발행동에 태일의 얼굴이 빨개졌다
이내 정신을차리고 지훈의 배를 꼬집었다
"아아!!"
"정상이거든? 너 자꾸 논땡이 피울꺼야?"
괜히 지훈에게 심술을 부려버렸다
"아 알았어!! 가면 되잖아"
지훈은 돌아서면서 가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다시봐도 헉 소리나는 몸매다
저 몸매로 형을 유혹한걸까
안그러게 생겨가지고 태일을 속물이라고 욕하며 지훈은 옆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느부분도 닮지않은 둘을 남매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진짜 아프나.."
태일은 자신의 손에 남은 미지근한 온기를 느꼈다
"나 잠깐 어디 좀 다녀올께"
"어디 가?"
"잠깐..잠깐만"
가현의 말에 답을 못한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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