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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25
BGM :: KARA - 몰래몰래
"돈 많이 벌어와."
"출근하는 남편한테 할 소리가 그것밖에 없어?"
"너가 그랬잖아. 돈 많이 벌어다 준다고."
"그랬지."
"그니까 많이 벌어와. 이왕이면"
"뼈 빠지게 벌어야지. 빵순이 먹여 살리려면."
김루한과 피자를 먹으러 가는 길에, 심심해진 내가 작은 내기 하나를 제안했고 김루한은 덥석 그 내기에 응했다.
예전에 TV에서 유행했던 게임이 하나 있다.
서로 굴욕적인 이야기를 하고, 서로에 대해 알고 있던 이야기를 폭로하는 그런 게임인데 그 이름은 '당연하지'라고.
계속 잘 참던 루한은 결국 양배추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화를 내고 말았고, 그 지갑을 열기에 이른다.
배가 부르다는 루한때문에 작은 사이즈의 피자를 주문해 냠냠 맛있게 먹는 나를 보며 김루한은 허탈하게 웃었다.
그 뒤로 뭐 잘만 쳐먹는다는 둥, 때깔 좋아 보인다는 둥. 둥둥 시발넘아 시발.
싫다면서 집 앞까지 화분을 들어다 준 김루한은 여전히 머리를 벅벅 긁으며 제 갈 길을 간다.
머리 좀 감으라니까 진짜.
침대에 누워 지난 시간 동안 내가 해왔던 일들을 생각하고, 나에게 벌어졌던 일들을 생각하고.
그리고 그렇게 눈을 붙인다는 게 바로 깊은 잠으로 빠져들어 버렸다.
일어나니 이미 세상은 어둑해진 저녁. 집안은 조용한 걸 보아 아직 집에 누군가 들어온 것 같지는 않다.
열어뒀던 창문을 통해 찬 바람이 쌩쌩 불어와 훌쩍이는 코를 부여잡고 팔을 뻗어 그 문을 닫았다.
진짜 여름도 이제 다 가고, 가을이 오려나 보다.
그놈의 엑소는 뭐 하고 있으려나. 오랜만에 팬 커뮤니티에 들어가 그들의 소식을 접해보았다.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발매했던 지난 앨범은 교복을 입은 학생 컨셉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새 앨범은 수트를 갖춰 입은 젠틀맨에 가까운 컨셉이었다. 물론 팬들은 그에 열광했고.
중국 예능, 방송을 섭렵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던 엑소가 곧 한국판 앨범으로 한국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생각 없이 커뮤니티에서 나왔다. 아무 생각도 들질 않아.
꼼지락 꼼지락. 발가락만 움직이다 이불 속으로 쏙 들어왔다.
이불도 바람 때문에 많이 차가워져서 따듯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푹신푹신해서 기분은 좋다.
나는 지금 완벽한 백수가 되었다. 내일 해야 할 일도 없고, 들어야 할 수업도 없다.
대학교는 졸업한 지 오래고 취업은 인턴생활 이후로 생각도 해본 적 없다.
아빠가 아무리 계열사로 전향했다고 해도 아빠도 일을 그만둘 날이 오게 될 것이고, 경수도 대학에 갈 텐데.
나는 어떤 것을 수입원으로 삼아 여생을 보내게 될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아, 생각하기 싫다 진짜.
웅웅. 언제 내 밑에 깔렸던 건지 허리춤에서 휴대전화의 진동이 느껴진다.
문자메시지 하나가 아니. 하나가 아니다. 잠결에 확인한 것인지, 취소 버튼을 누른 것인지 문자 열댓 개가 쌓여있다.
발신인은 모두 변백현.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누나, 로 시작해서 끝은 집 앞이에요. 결론은.
"야! 변백현!"
우리 집 앞에 변백현이 찾아왔고, 나는 그것도 모른 채로 쿨쿨 잠만 잤다는 거.
아무리 명색이 여름방학이라고 해도 지금은 늦은 저녁이고, 밤 공기는 차갑고 바람은 매섭다.
이런 날씨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그 몰골이 참담하다 진짜.
아침 나온 그대로 있던 건지 반팔만을 입고 쭈그려 앉아 몸을 달달 떨고 있는데 변백현의 발치 앞에 놓인 쇼핑백이 눈에 띈다.
이게 도대체 뭔데 이걸 주러 여태 기다렸대 진짜. 미련한 거야 멍청한 거야 얘는.
슬리퍼가 바닥에 끌리며 탁탁 소리를 낸다. 그리고 백현이는 이 소리를 듣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포시 든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휘어지게 접어 헤헤 웃는데, 말문이 막혀온다.
"추운데, 이렇게 보고만 있을 거에요?"
"그니까 추울 짓을 왜 해."
"하니가 누나 집에 있다고 했단 말이야.."
"야..?"
"요.."
에구구구. 소리를 내며 일어서려던 백현이는 다리에 쥐가 났는지 다시 엉덩방아를 찧는다.
혀를 끌끌 차면서 두 손을 잡아 올려주니 영차! 힘찬 소리와 함께 두 다리를 세워 균형을 겨우 잡는다.
분명 잘 일어서 있고, 쥐난 다리도 괜찮아진 것 같은데도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배실 배실 웃고만 있다.
질색하며 잡힌 손을 빼내니 그제야 바닥에 있던 쇼핑백을 내게 내민다.
"이게 뭔데."
"보면 알아요. 대신 지금 보지는 말기!"
"멍청한 거야? 왜 이러는데?"
"말했잖아요."
바닥을 향하던 내 손끝을 잡아당겨 내 손에 쇼핑백을 쥐여준다. 무게가 꽤 나가는 것 같은데.
손가락 하나하나를 접어 주먹을 꽉 쥐게 하여 놓고서야 마음에 드는지 또다시 히죽 웃는 변백현은.
"누난 내 우상이니까요."
자꾸 우상 타령을 해댄다.
몸이나 녹이고 가라는 내 제안에도 불구하고 방방 뛰며 인사했던 변백현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묵직한 쇼핑백만이 남아 내게 안녕 인사를 건네고 있다.
테이프로 밀봉된 것을 손톱으로 겨우 뜯어내니 그 속이 보인다. 아 진짜 멍청이 진짜. 존나 멍청한 변백현.
누구한테 들었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쇼핑백 봉투 안에는 빵이 가득하다.
경수가 가르쳐줬을 확률이 백 퍼센트지만. 진짜 멍청한 새끼 진짜.
어떻게 알았는지 좋아하는 빵만 쏙쏙 골라 담아 가져온 변백현과 빵들 틈으로 보이는 작은 편지 하나.
손가락으로 빵 사이를 비집고 편지봉투를 꺼냈다. 글씨도 진짜 오지게 못 쓰지 진짜.
- 힘을 내라 고~ 말해 줄~래~
이 노래 알아요? 소녀시대의 힘내라는 노래인데 ㅎㅎ
근데 소녀시대 컴백했어요! 미스터 미스터! 아 이게 아니라
누나 카페 접구 백수 된 거 축하한다구요~ 백수~ 백수래요~
100수!! 근데 누나는 빵순이니까. 빵 먹고 백수 하지 마요. 뭐라는 거냐면 나도 몰라요~
공공칠 빵!-
으악. 시벌 진짜.
정수기 아지매랑 데이트 간다더니 빵순이 사료 사러 갔나 진짜.
왜 이렇게 신경 써줘 진짜. 내가 뭐라고.
집에 들어와 빵 봉투를 뜯어 입에 욱여넣는데 기분이 매우 안 좋다.
언제나 빵은 옳고, 빵을 사주는 사람은 착한 사람인데. 마음이 좋지 않다. 왜?
혼란스럽다. 나를 이렇게 만든 변백현이 밉고, 지금은.
예쁜 마음을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내가 밉다.
-
대학을 다닐 당시에, 아니. 내가 S대에 재학하고 있을 당시에 이름을 날리던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자신은 정시 출신이라며 수시 출신 아이들을 배제하며 콧대를 세우던 여자애였는데 결혼을 한다며 필 참을 요구했다.
분명히 나는 자퇴하고 핸드폰 전화번호를 두어 번 바꿨는데도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 전화까지 걸어왔다.
얌전한 투피스를 입고 크로스백까지 걸친 나는 축의금 봉투를 앞에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엄마가 친한 사람은 재량껏, 어색한 사람은 무조건 5만 원이라고 했으니 나는 5만 원을 집어넣는다.
익숙한 얼굴들이 꽤 보인다. 1년을 채 다니지 않았지만 OT나 각종 행사는 모두 참여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모두 그동안 스스로 페이스오프라도 한 것인지 다들 콧대도 한껏 높아지고 눈 크기도 두세 배로 커져 있다. 징그러워.
예식장 위치가 예사롭지 않다고 했더니 그 내부도 으리으리하다. 돈을 얼마나 처발랐으면. 쯧.
신부대기실에 들어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배알이 꼴려서라던가 그런 이유는 아니고.
진짜 나는 얘랑 말 그대로 '어색한'사이에 있었기에. 굳이 내가 왔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까 싶어서.
전화로 꼭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목소리가 떠올라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그 문을 연다.
"너는 안 올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신부는 밝게 웃으며 나를 맞이한다.
꽃다발도 화려하고, 웨딩드레스도 화려한데 제 것이 아닌 것 마냥 어색하기만 하다.
억지로 웃으면서 잘 어울린다고. 예쁘다고 인사하자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제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듣고 있자니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제 신랑의 재력 자랑을 하는데..아니. 이건 얘가 예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질투가 나서. 시샘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근데 너는 자퇴하고 뭐 하고 살았어 이 기지배야 진짜!"
나는 너와 이런 이야기를 할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우리 사이에 얼마나 무성한 소문이 돌았는데, 막 외국 CEO랑 결혼했다. 석유부자랑 도망갔다. 이러면서!"
그리고 나는 네 입에 그렇게 가벼이 올려질만한 사람도 아닌데.
"그래서 지금은 뭐 하는데?"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
나는 어찌 되었든 백수가 되었고, 그 좋다는 S대를 자퇴하고 무려 10위권 대학에도 못 드는 C대학을 졸업했다.
졸업하고 취업한 것은 인턴생활 몇 개월에 그 돈으로 차렸던 카페는 얼마 전 폐업.
누가 보아도 딱 망했다. 고 이야기하기 좋을 지난 사건들이었다.
내가 그동안 너무 예쁜 것만 보고, 내게 좋을 이야기만 생각하며 살아왔나 보다.
현실을 망각하고 사랑놀음에 빠져서.
"아직 결혼은 안 했나봐? 너 설마.. 이혼했,"
"내가 반지 끼고 다니랬지 진짜."
그리고 그 목소리를 막는 사람이 나타났다.
"야 박찬열 너 진짜 얼마 만이야! 너 SM 아직도 다니냐?"
그를 반기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들리지도 않는지 박찬열은 내 왼손을 휘어잡아 제 손 위로 올려둔다.
보란 듯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내 약지에 끼워준 박찬열은, 그 손을 놓지 않고 하객들과 마주한다.
"SM은 무슨. 오빠 붕붕이 못 봤어?"
"너 차도 뽑았냐? 진짜 잘 나가네 박찬열. 시승식 안 해?"
"오빠 붕붕이는."
내 허리춤을 잡아 자신 쪽으로 당긴 박찬열이 신부 대기실 안을 울리는 환호를 뒤로하고 웃는다.
"얘만 탈 수 있거든."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무겁게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아니라고, 나는 그냥 백수고 얘는 내 연인도, 약혼자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나를 눈치챈 것인지 내 귓가에 작게 속삭여왔다.
"지켜주는 거야. 내가 너를."
나를. 네가. 지켜준다.
종대가 입원했던 날, 비가 오던 그 날 나는 몸도 마음도 지친 채로 너의 집을 찾아갔다.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네게 종대를 위한 일을 요구했고, 너는 그때에도 나를 지켜주었다.
내가 스피커에 깔려 다쳤을 때도 너는 내 곁을 묵묵히 지켜주었는데.
우리 회사가 흔들리고, 내가 이리저리 흔들릴 때도 너는 나를.
"야 니가 오늘 이쁘긴 한데,"
"그치? 내가 화장을 몇 시간을 했는데"
"오늘은 우리 애기가 더 예쁘다."
내 볼을 살짝 꼬집으며 웃는 박찬열은. 꽉 쥔 내 손을 놓지 않은 채로.
내 자존심을. 포장된 나를 지켜주고 있다.
+
된다! 첨부!
여너분!!
콩알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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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롹글에 올라써여!!! 꺄하!!!
그나저나 추천수봨ㅋㅋㅋ 이 개구리들ㅋㅋㅋ진짴ㅋㅋㅋ 추천 폭팔한다 진짴ㅋㅋㅋㅋ
미치게써옄ㅋㅋㅋ 나 놀리는데 맛들였죠 진짜?
약먹고 푹~자고 그랬더니 감기도 나아져가고, 이제 밀린 답글들 달러 출동할 예정인데
너무 예전 글에 답글 달려도 놀라지 말아요ㅠㅠ 놀라면 못써.. ㅠㅠ
감기 조심하고 있죠 다들? 추운데 꼭꼭 싸매고 다니고 ㅠㅠ
답글에서도, 다음화에서도 만나요 내사랑들!
오늘도~
내일도~
사랑해요~
내사랑들~
청개구리들~
개구리들~
추천요정도~
내사랑도~
콩덕도~
모두들~
싸랑해여~
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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