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 Honey, Cherry Baby 14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8/e/28eae9b01ef9ed26616738d073460e1d.png)
Honey,CherryBaby : 세상에서 가장 예쁜 너에게.
Written by. 베브
BGM : F(x) - Sorry (Dear. Daddy)
혹시 오늘 내가 그대 맘을 아프게 했다면 용서해요
바보 같은 난 철없는 말 되풀이만 했죠
혹시 지금 그대 이런 내 맘 이해 못한데도 괜찮아요
아무 변명도 필요 없죠 나의 잘못인걸요
*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아요 두 눈에 눈물 고였잖아요
Sorry So Sorry 이게 내 맘인걸요
마음이 여린 날 알잖아요 내가 더 잘 해볼게요
Sorry (Sorry) I'm Sorry (Sorry) 이 말 밖에는 못해 Yeah
아직 그대 속상한 맘에 날 조금 미워해도 괜찮아요 아무 표현도 필요 없죠
나의 그대인걸요 나에겐 영원한걸요
*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아요 두 눈에 눈물 고였잖아요
Sorry So Sorry 이게 내 맘인걸요
마음이 여린 날 알잖아요 내가 더 잘 해볼게요
Sorry (Sorry) I'm Sorry (Sorry) 이 말 밖에는 못해 Yeah
이 것 밖엔 (할 수 없죠) 그대 없는 세상 (상상 못하죠)
부족하지만 조금 서툴지만 그댈 사랑하는 걸요 Oh Oh Oh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두 눈에 눈물 흐르잖아요
Sorry So Sorry 이게 내 맘인걸요
마음이 여린 날 알잖아요 내가 더 잘 해볼게요
Sorry (Sorry) I'm Sorry (Sorry) 이 말 밖에는 이 말 밖엔 못해요
Sorry Sorry So Hard To Say I'm Sorry
Sorry I'm Sorry 이 말 전하지 못해 Yeah
![[EXO/찬열] Honey, Cherry Baby 14 | 인스티즈](//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3/8/738083cfe5d8d755052181e3b9c99ca3.gif)
# 열네 번째 이야기. 말하지 않아도
☆★☆★☆★
그 상태로 몇 분이나 흘렀을까, 찬열이가 문득 계단을 타고 흐른 핏자국을 보고 깜짝 놀라 내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피가 꽉 쥐고 있는 내 주먹에서 흘러나온단 걸 알아챈 찬열이가 깜짝 놀라서 조심히 내 손을 펴 봤다.
압정이 세게 박혀서 파상풍에 걸리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찬열이는 내 팔을 받쳐서 조심히 일으켜준 뒤, 날 데리고 교실로 향했다.
문을 벌컥 열자, 시끄럽던 교실에 때아닌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찬열이는 굴하지 않고 내 가방과 자신의 가방을 모두 멘 뒤 날 다시 조심히 데리고 교무실로 내려갔다.
말없이 내 손바닥을 담임께 보여주고,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며 나온 찬열이의 어깨에 걸린 내 가방이 거슬렸다.
내가 손을 뻗어 가방을 달란 뜻을 전하자, 찬열이는 꾹 다물린 입술로 내 얼굴을 피하며 학교 앞 도로에서 택시를 잡아 날 먼저 앉혔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내내 한 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나는 찬열이가 어째서 나한테 그런 오해를 했는지, 그리고 그 전학생에 대한 이야기는 무엇인지 듣고 싶었지만.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찬열이가 말을 꺼낼 때까지.
내가 수없는 상처를 받으며 알 수 있던 건, 상대방에 대한 '기다림'이 우선시되어야 한 단 것 뿐이었으므로.
-
병원에서는 다행히 파상풍의 염려는 없지만, 자주 소독을 해 주고 약을 꼼꼼히 발라줘야 할 뿐더러 당분간 이 쪽 손을 사용하지 말란 말을 했다.
찬열이는 나보다 더 주의깊게 그 말을 듣고, 핸드폰에 메모까지 해 두었다.
병원을 나설 때까지도 한 마디가 오가질 않았다.
나도 찬열이에게 섣불리 어떠한 말을 걸 수가 없었고, 찬열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큰 길가를 걷다가 문득 말을 꺼냈다.
"놀이터 가고 싶다."
"놀이터?"
"응. 나 옛날에 맨날 가던 덴데. 여기랑 가까워."
찬열이는 말 없이 내 뒤를 따랐다.
나는 붕대가 칭칭 감긴 손바닥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조금 느릿한 걸음으로 그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몇 주 전에 왔음에도, 같이 왔단 사람이 생겼단 것 하나만으로 놀이터의 분위기가 달라 보였다.
나는 찬열이에게 손짓을 해서 좁은 미끄럼틀 속에 같이 들어갔다.
다리를 벽에 찰싹 붙이고 몸을 지탱하니, 찬열이가 눈을 찌푸리며 자신의 마이를 내 허벅지 위에 덮어주었다.
이런 찬열이가, 날 싫어하게 되었을 리는 없다.
내가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좀 더 뚜렷해졌다.
서로 멍하니 생각만 하며 이십 분 가량을 흘려보냈다.
문득 눈을 깜빡이며 찬열이의 옆모습을 쳐다보았다.
눈도 크고, 코도 높고, 입술도 예쁘다.
얼굴도 조막만하고, 까만 머리카락은 단정하고, 겉멋만 든 다른 남자애들과는 달리 교복을 많이 줄이지도 않았다.
교복 와이셔츠 단추도 마구 풀어헤치지 않았고, 넥타이까지 단정히 맨 그 모습을 쳐다보다보니 죄책감이 밀려왔다.
찬열이의 말을 먼저 들어줬어야 했는데.
내가 찬열이에게 너무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그 즈음, 찬열이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찬열이는 나를 끌어당겨 똑바로 앉게 한 뒤, 뒤에서 내 어깨를 끌어안았다.
찬열이가 내 어깨에 턱을 얹은 게 여실히 느껴졌고, 나는 경직된 자세로 미끄럼틀의 정방향으로 다리를 쭉 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변명이라고 생각해도 끝까지 들어줄래?"
"말해."
"난 여덟 살까지 한국에서 컸어. 그러다가 미국으로 가게 된 건데, 그 때부터 널 좋아했던 거고. 넌 날 몰랐겠지만."
"……."
"너네 엄마 뒤에 숨어있는데 너무 조그맣고 귀여워서, 그래서 좋아했어. 그 땐 그냥 순진하게 예쁘고 귀여우니까."
"…좀 부끄럽다."
"너, 우리 엄마는 본 적 있어도 우리 아빠는 본 적 없지?"
찬열이의 목소리가 조금 잘게 떨렸다.
"우리 아빠, 사실 다이빙 선수셨어. 되게 멋졌다, 막. 아빠 경기한 거 막 찾아보고 그러면."
"……."
"그런데… 나 여덟 살 쯤 가족 휴가를 갔는데, 엄마는 아빠가 다이빙하는 걸 좋아하셨어. 그래서 우리 아빠가 해변가의 낮은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신 거야."
"……."
"그 아래에 암초가 있을 줄은 엄마도 아빠도 모르셨던 거지."
"…아."
"아빠는 암초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셨고, 몇 달 간 의식이 없으셨지만 기적적으로 깨어나셨어."
"……."
"그런데 신경이 망가져서 아빠는 하반신이 마비되셨고."
찬열이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내 어깨에 더 파고들었다.
"그래서 우리 아빠는 평생 동안 다시는 물 속에 들어가실 수가 없게 되신 거야."
내 어깨를 끌어안은 찬열이의 팔을 붙잡고 내 허리로 내렸다.
그리고는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엄마는 아빠를 너무 사랑하셨고, 그래서 미국에서 좀 떨어진 별장을 얻어서 아빠가 다시 삶의 활기를 얻길 바라셨어."
"……."
"지체장애 1급을 판정을 받아버린 아빠가 생각하던 평생의 목적은 물이었고, 다신 물에 들어갈 수 없단 충격에 아빠는 몇 번을 자살기도를 하셨지."
"……."
"결국 엄마가 울면서 아빠를 말렸고, 아빠는 그제서야 물리치료를 받기로 결심하셨어."
"……."
"당시엔 사회복지사란 개념이 유명하지 않아서, 장애가 있으면 무조건 의사에게 물리치료를 받아야 되었거든."
"……."
"그 옆엔 작은 병원이 있었고, 그 의사는 한국인이었어."
"……."
"그 전학온 애. 걔가 그 의사 딸이야."
손에 더 힘을 꽉 줬다.
피가 짓이겨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걘 날 좋아했는데, 난 널 좋아하니까."
"……."
"걔는 미국 땅에서 한국인이란 이유로 차별을 너무 많이 받았고, 그래서 집착이 심했고 악이 심했어."
"……."
"그래서 날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날 쫓아다녔던 거야."
그랬던 거구나.
내가 또 찬열이를 아프게 했던 거구나.
눈을 꾹 감았다.
"그래도 난 네가 좋았고, 마침 한국 대학에 입학한 누나 핑계를 대고 한국에 들어왔어."
"……."
"물리치료 받는 데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고, 우리 엄마는 점점 생활이 힘들어졌는데도 늘 내색 않고 괜찮다고 하셨어."
"……."
"네가 느끼기엔 내가 변한다고 생각했을 즈음. 나는 누나랑 엄마가 통화하는 걸 어쩌다 들어 버렸어."
"……."
"누나가 울면서 엄마한테, 왜 미국 땅에서 그 고생을 하냐며 화를 내고 그러다 결국 누나가 번 돈 어느 정도를 송금하겠다는 거였는데."
"……."
"문득 너무 죄송한거야. 나는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는데, 우리 엄마 아빠랑 누나는 지금 죽을만큼 열심히 일하고 고생하고 눈물 흘린다는 게."
찬열이의 팔을 좀 더 잡아당겨 더 날 세게 안게 했다.
너무 미안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착각한 것이.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걔가 한국에 들어온 거야. 그것도 날 찾아서."
"……."
"난 솔직히, 우리 아빠 일에 더 다급했어. 너는 늘 내 옆에 있어줄 줄 알았어. 그게 너한텐 상처가 될 줄은 몰랐어."
"…아."
"걔를 보는 순간, 쟤한테 만약 잘 대해주지 않으면 우리 아빠가 더 위험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미안해. 찬열아, 미안해."
"아니. 내 잘못이야. 그래서 난 걔가 퍼뜨린 소문, 그러니까 내가 자길 좋아한단 것에 대한 반박을 할 수가 없었고, 네가 울어도 달래줄 수가 없었어."
"……."
"난 떳떳하지 못했고, 네게 너무 큰 상처를 줬고, 어느 누구도 지켜내지 못했으니까."
어느 샌가 울고 있었다.
찬열이의 손에 눈물이 떨어지자, 찬열이가 손을 들어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게 끝이야. 나는 우리 가족이란 핑계로 너에게 상처를 줬고, 결국 어느 것도 잡지 못했어."
"박찬열."
"넌 그래도 날 쳐다볼 수 있어?"
나는 고개를 돌려 찬열이를 쳐다보았다.
눈가가 약간 빨개져 있었다.
너무나 아픈 가정사를 내게 털어놓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몸 자체를 돌려 찬열이를 안아주었다.
지금 모든 걸 털어놓고 어느 누구보다 외로울 사람은 찬열이니까, 꼭 안아주고 싶었다.
"나도, 우리 엄마도 재혼했어."
"……."
"우리 오빠랑 나는 이복남매, 라고 하는 편이 낫겠지. 어쨌든, 결국 우리 엄마는 두 번째 결혼도 실패하셨고 지금은 혼자 우리 둘을 키우고 계셔."
"……."
"그런데, 나도 오빠도 그걸 상처로 생각하지 않아. 찬열아."
먼 옛날의 오빠를 기억해 본다.
「난 꼭 커서 유명한 사람이 될 거야.」
「왜?」
「다른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듣고 웃었으면 좋겠어. 더 많은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이 날 보고 행복해 했으면 좋겠어.」
「그럼 오빠. 오빠는 동방신기 같은 멋진 가수가 될거야?」
「응. 동방신기보다 더 멋진, 더 유명한, 그리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가수가 될 거야.」
"우리 오빠는 그래서 꿈을 정했어.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는 가수."
"……."
"찬열아. 내가 꼭 사회복지사가 될게. 그래서 너네 아빠도 내가 꼭 보살펴드릴게."
"……."
"우리, 미래의… 시아버지니까."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들고 애써 웃어보이자, 찬열이도 입꼬리를 죽 찢어 웃어 보이며 내 머리 위에 촉 입을 맞췄다.
난 찬열이를 원망하지 않는다.
찬열이는 어쩌면 내 생각보다 더 멋있는 남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날 믿어주었고, 그것이면 다 된 것이었다.
내게는, 나를 향한 믿음과 애정. 그 이상이 필요하지 않았다.
찬열이가 어떻게 행동했든, 그 여자아이에겐 일말의 관심조차 없고 나만 좋아하는 것이라면.
나는. 정말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찬열이를 믿지 못하고 자꾸만 상처를 주었던 내가 더 미웠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좋아하는 걸 잘 알면서도 각자의 불안 속에서 현실을 망각해버린 실수를 저지른 내가 미웠다.
그럼에도 내가 찬열이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 이유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찬열이었으니까.
오늘도, 내일도 사랑해. '미안해'란 말보다는, 아주 여리고 강한 찬열이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
베브입니다.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찬열이는 어느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징어의 꿈을 정해주는 계기. 그래서 '터닝 포인트'라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