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CherryBaby : 세상에서 가장 예쁜 너에게.
Written by. 베브
BGM : 아이유 - Love Attack
(제 글은 브금이 생명이에요. 브금 없으면 재미 없고 오글거리기만 합니당.. 꼭 들어주세요.)
다가와 줄래 날 안아 줄래
소원은 하나 뿐이야
Be My Love
(좋은 건 크게크게)
# 열여섯 번째 이야기. Be My Love
☆★☆★☆★
"오징어!! 어딨어 내 새끼!!!"
학교에 오자 마자 내 이름을 전교에 쩌렁쩌렁하게 불러대며 우리 반으로 달려들어온 표혜미는 다급히 내 책상 위에 앉았다.
나는 짜증스레 책상에서 혜미를 밀었으나, 벽을 붙잡고 버틴 혜미는 들뜬 목소리로 말을 쏟아냈다.
"미친, 아 시발."
욕으로 시작한 문장은 거듭될수록 더욱 더 화려한 육두문자로 도배되고 있었다.
얜 나랑 같이 커서 그런가. 그러고보니 우리는 이런 단어들을 대체 어디서 배워온 거지.
둘 다 입이 거칠어서 평소 할머니 소리도 많이 듣고, 별 생각 없이 말한 것도 아줌마 같다며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그래서 종대가 나한테!"
"응."
"니가 베브고에서 제일 예쁜 것 같다고!"
지랄하고 있네.
그만 웃어버렸다. 그러자 흥분에 빠진 혜미가 왜 웃냐며 날 가볍게 때릴려고 손을 들었는데.
문제는, 그 손이 전혀 '가볍지' 않게 내 뺨에 철썩 와 닿았단 것이었다.
뺨이 울리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퍼진 그 순간, 하필 반에는 정적이 찾아왔다.
모두가 혜미의 손을 쳐다보고 있는 그 순간, 찬열이가 옆에서 조용히 혜미의 팔을 툭 떨어뜨렸다.
"아, 오징어. 미안. 미안해 진짜."
"이젠 가지가지 하네. 야. 지금 니가 존나 답정너 짓하는 걸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워."
짜증이 솟구쳐 표혜미의 팔뚝을 짝짝 때리며 그렇게 말하자, 멀리서 수정이와 진리가 잘한다며 박수를 짝짝 쳤다.
혜미는 마냥 웃으며 그걸 팔로 다 막다가, 문득 창문으로 보이는 김종대의 화려한 머리를 보고 곧바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1초만에 조신한 여자 아이로 둔갑해 얌전히 내 의자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표혜미를 보며 혀를 쯧쯧 차던 때였다.
"혜미는?"
어쭈. 언제부터 호칭이 혜미가 됐대. 성은 어디다 떼 먹은 거야?
표혜미는 내 발목을 꺾어버릴 듯 퍽퍽 때리며 밑에서 잔뜩 쪼개고 있었다.
얘 아무래도 미친 것 같은데. 좀 데려가주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아 멋쩍게 가 버린 김종대의 모습이 흐려지자마자, 표혜미가 씩 웃으며 일어났다.
"오징어. 봤냐? 여자는 밀당을 좀 해 줘야 돼. 그래야 애가 타지."
나는 최대한 띠꺼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퍽이나 애가 타겠다. 표정에서 좋아 죽으려는 게 다 보이는데.
혜미는 내가 그런 표정을 짓거나 말거나, 찬열이의 등짝까지 때리며 마구 웃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김종대가 얘랑 사귀려면 엄청 고생하겠지.
정말 평범한 루트를 타고 빠르게 흘러가는 둘의 관계가,
글쎄. 잘 되었으면 좋겠기도 하고.
절대 지금까지 맘고생한 표혜미가 불쌍해서가 아니다.
-
며칠 전에 어김없이 엑소 관련 커뮤니티를 훑어 보다가 충격적인 소식을 발견했다.
엑소 컴백 기념 쇼케이스를 연단 소식.
완전체 12명의 쇼케이스… 어쩌고 하는 기사 제목을 발견하자마자 포털 사이트를 탈탈 털어서 티켓팅 날짜를 알아냈다.
그러니까, 티켓팅 당일인 오늘, 나는 단단히 마음을 먹고 벼르고 있었다.
어떻게든 오빠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내 두 눈으로 루한을 보고 말 것이라는, 그런 오기가 내 깊숙이에서 펑펑 샘솟았다.
티켓팅을 해 본 지가 너무 오래되어 감이 떨어지진 않았을 지 두려웠다.
중학교 시절 소문난 덕후였던 나는 정말 티켓팅의 신이라 불렸었는데. 모두의 티켓팅을 성공시켜줬던 바로 장본인이 나이다.
하필 이 피말리는 경쟁이 애매한 시각인 여덟 시에 있어서, 나는 야자를 가볍게 제끼기로 했다.
종례를 마치고 뭣도 모르는 찬열이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데리고 나온 뒤, 의문스런 표정을 짓는 찬열이를 강하게 이끌고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찬열이는 그 와중에 내가 꼭 붙잡은 손이 싫지 않았는지, 다시 깍지를 하나하나 껴서 잡았다.
"손등이 완전 부드러워."
"그런 말 하니까 변태 같다."
"핸드크림 발라?"
찬열이는 갈수록 직설적인 내 화법에 맞춰서 자체 필터링 기능을 쌓아갔다.
픽 웃으며 손을 놓자, 아쉬운 듯 허공에서 손을 한 번 쥐는 찬열이가 눈에 선명히 담겼다.
"엉. 우리 아빠가 달마다 택배에 담아서 주셔."
"달마다?"
"매 달마다 엄청 큰 박스에 막 선물 같은 거 담아서 주시거든. 오빠랑 나랑 각각 한 박스."
"뭐 들어 있는데?"
"용돈은 계좌로 바로 입금해주시고, 그냥 화장품이나 과자 같은 거. 가끔씩 옷 같은 것도."
"연락 자주 해?"
"거의 맨날 하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하자, 찬열이가 슬쩍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켰다.
엄마한테 카톡을 하는 건가. 나는 잠시 손가락을 쭉쭉 잡아 당기다가, 찬열이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자 마자 찬열이의 손을 꼭 붙잡았다.
찬열이는 또 하나씩 깍지를 꼼꼼히 끼고, 체셔 고양이처럼 귀까지 입을 올려 웃으며 물었다.
"어디 가는데?"
"피씨방."
"니가? 안 돼. 담배 냄새 나."
나는 가볍게 찬열이의 말을 무시하고, 찬열이의 팔을 쭉 잡아당기며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그리고 문득 층계 사이에 커다랗게 박힌 거울 앞에 멈춰섰다.
본능적으로 거울을 보자마자 찰싹 달라붙어 앞머리를 빗는 날 보던 찬열이가 픽 웃으며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곧바로 지우라며 생떼를 쓰던 나는, 문득 든 생각에 찬열이를 내 뒤에 세우고 찬열이의 폰을 빼앗았다.
거울에 비친 둘의 키 차이는… 엄청났다. 나는 꽤 자존심이 상해서 최대한 까치발을 들고 거울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찍었다.
"뭐야. 왜."
"사진."
"어?"
"찍었다고."
찬열이는 갤러리에 들어가 그 사진을 확인하더니,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진짜 귀엽다. 카톡 프사 해 놔도 돼?"
"안 돼."
"아 왜."
"원래 연애는 조용히 하는 거야. 여기저기 티 내면 피곤해."
할머니처럼 그렇게 말하고 나서 뒤를 돌아보자, 따라오고 있었어야 할 찬열이가 저만치에 멈춰 서 있었다.
"왜 안 와?"
"너랑 나."
"뭐가."
"연애해?"
"그럼 뭐 하는데?"
"아니 그냥. 신기해서."
별 게 다 신기하네.
찬열이가 바로 내게 달려들어 목을 한 쪽 팔로 꽉 죄었다.
난 인상을 찌푸리며 팔을 풀려 안간힘을 썼고, 찬열이는 여전히 빙글빙글 웃으며 날 이끌고 교문을 빠져나갔다.
-
찬열이는 아마 몰랐겠지만, 나는 사실 중학교 때 미친 듯이 피씨방에 처박혀 있던 전적이 있다.
빠순이 생활을 그만둔 뒤에는 게임에 빠져 사느라 피씨방에서 다섯 시간 씩 박혀 있던 적이 있단 말이었다.
그 바람에 학교 근처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는 피씨방의 사장님과는 꽤 친한 편이었다.
"아저씨!"
"징어 아냐? 오랜만이네?"
"아저씨 저 기억하네요? 완전 오랜만이죠."
찬열이만 눈이 동그래져서 더듬더듬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릴 뿐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아이디를 입력하는데, 찬열이가 피씨방 아저씨와 무슨 사이냐고 물었다.
나는 게임에 미쳐 살았던 전적이 있다고 말하려다, 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
"뭐야. 안 말해?"
"응."
"너 여기 자주 왔었어? 나 왜 너 한 번도 못 봤지?"
"몰라."
나는 모르쇠, 하는 태도로 일관하자 찬열이도 질린 듯 자기가 하는 게임에 접속했다.
나는 찬열이가 캐릭터를 고르는 걸 쳐다보고 있다가, 엑소 커뮤니티 사이트를 슥 훑어보았다.
대부분 약 두 시간 후에 있을 티켓팅에 대한 염려였다.
자리는 어디로 할 지, 친구에게 대신 맡겨도 될 지 등의 사소한 고민들을 읽어보다가 금방 지루해진 나는 찬열이가 하는 게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저거, 내가 작년에 하던 건데.
아직도 아이디 있으려나. 혹시나 해서 게임을 키고 로그인을 해 보자, 놀랍게도 접속이 되었다.
찬열이에게 보여줄 만큼 당당한 전적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가볍게 내 정보를 누르는데, 찬열이가 옆에서 놀란 듯 말을 걸어왔다.
"너도 이거 해?"
"응."
그리고 말 없이 서로의 닉네임을 주고받은 뒤 둘이서 뜨기 시작했다.
아무 말 없이 게임을 하자, 찬열이는 아무래도 나를 봐주려고 했던 건지 계속해서 여유롭게 날 좀 놓아 주었다.
다만 나는 그렇게 무시받을 실력은 아니었고, 찬열이 정도는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다.
내가 생각보다 오래 살아남자, 찬열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날 찾아 직접 나섰다.
나는 찬열이가 내 뒤로 접근하자마자 내 필살기 스킬을 써서 찬열이를 단 두 번 만에 조져놓았다.
찬열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봤다.
"뭐, 뭐 쓴 거야."
"몰라."
"한 번만 더 하자. 나 너 봐 준 거였어."
간단하게 한 쪽 귀로 흘리며 시계를 보니 벌써 일곱 시 반이었다.
나는 찬열이의 말 따위 스킵하고 게임 창을 껐다.
"나, 지금 티켓팅 시작할 거거든. 말 걸지 말아봐."
"어?! 야. 이거 한 번만."
"아, 잠깐만. 이거 다 하고 해 줄 테니까 잠깐만."
찬열이는 착한 아이처럼 입을 꽁 다물고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나는 최적의 상태로 마우스를 쥔 채로 로그인을 해 놓았다.
40분이 되면 이제 들어가야지.
그리고 살 떨리는 나와의 전투 끝에, 가장 최적의 자리를 얻어냈다.
"다했다!"
"뭔데?"
"엑소 쇼케이스 티켓팅."
"엑소? 너 걔네 콘서트 가게?"
"걔네라니. 너보다 다 나이 많아."
"아니, 그러니까."
"자. 이제 가자."
항변하는 찬열이를 뒤로 가방을 메고 로그아웃을 했다.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오자, 찬열이가 투닥거리며 날 쫓아 나왔다.
"야, 왜 그냥 가. 해 줘야지."
"어차피 너 나 못 이겨."
"왜? 아까 나 너 봐 준 거라니까?"
"나도 너 봐 준 거야."
그렇게 한참을 투닥거리며 골목을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나는 찬열이의 입에 검지 손가락을 갖다 대고, 벽으로 찰싹 붙었다.
"아 진짜~?"
"응, 그래서 오징어가 내 뺨을 때렸는데…"
"징어 나쁘다!"
"그치! 어휴, 그거 알아주는 애 너 밖에 없다."
김종대와 표혜미가 익숙한 톤으로 대화를 하며 걸어오고 있었다.
표혜미가 욕을 안 하는 게 신기하다 했는데. 김종대랑 있어서 그렇구나.
그런데 왜 하필 저기 사이에서 신나게 찧어지는 게 나인거지.
"김종대?"
"어. 조용히 해봐. 뭐라는 지 좀 듣자."
표혜미랑 김종대는 멀리서 봐도 꼴깝을 떨며 걸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웃다가, 표혜미가 김종대의 손을 잡아버리자 김종대는 놀라더니 또 웃고, 웃고...
그 애들이 우리를 지나쳐 걸어간 후에야 벽에서 간신히 떨어져 나왔다.
찬열이는 머리를 툭툭 털더니 내 어깨를 잡아 돌렸다.
"가자. 집으로."
"쟤네 왜 내 뒷담화를 저렇게 즐겁게 하냐."
"…가자."
"맘에 안 들어."
괜히 다 키운 자식 시집보내는 기분이 들어 우울해졌다.
어쨌든. 표혜미랑은 절대로 쇼케이스를 가지 말아야 겠다.
착잡한 마음에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찬열이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걸었다.
"우리 집 가자. 라면 끓여줄게."
"어, 그거.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
"닥쳐."
"농담이야, 농담."
그래. 그럼 쇼케이스를 찬열이랑 같이 가 볼까?
☆★☆★☆★
베브입니다.
열흘이나 못 왔네요..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굴레 텍스트 파일 메일링은 완료했습니다. 혹시나 첫 번째 메일이 안 열린다면 두 번째 메일을 확인해주세요.
혹시나 못 받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하지만 이메일 주소 다시 남겨 주세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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