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에이핑크 - U You
(브금 꼭 들어주세요.. s2)
내 사랑은 U U
너만 보면 자꾸 떨려와
내 전부는 U U
내 눈엔 너밖에 안보여
# 열일곱 번째 이야기. 넌 나의 Super Star
☆★☆★☆★
"일로 와. 여기 붙어."
"어후, 여기 무슨 다 여자애들…"
"나중에 내가 다 갚을게. 응? 여기로 와."
결국 찬열이를 끌고 쇼케이스에 왔다.
표혜미는 자신의 티켓을 끊지 않은 나에 대해 한동안 삐져 있다가, 겨우 양도를 받은 것인지 신나게 김종대를 설득하고 있던데.
구역이 달라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표혜미는 응원봉을 신나게 뽑아들고 손을 팔랑팔랑 흔들었다.
표혜미랑 키가 비슷해보이는 김종대는 눈썹을 축 늘어놓고 답답한 듯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야, 여기 숨이 제대로 안 쉬어져."
"조용히 해 봐. 아, 조명 꺼진다."
"시작하는 거야?"
"딱 두 시간 동안만 나한테 말 걸지 말아 봐. 나 너 때릴 지도 몰라."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무대 위 실루엣에 집중했다.
오빠가 춤 추느라 여기저기 파스도 덕지덕지 붙여댔다며 우는 이모티콘을 마구 보냈던데, 저걸 연습했던 건가.
한 명씩 툭툭 튀어나와 춤을 추는 실루엣 사이에서, 익숙한 그림자를 발견했다.
루한.
그 때 그들을 가리던 슬라이드가 맥없이 툭 떨어지고 열두 개의 박스 안에서 춤을 추던 엑소가 보였다.
그 때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지른 탓에, 찬열이가 깜짝 놀라 내 방향으로 넘어졌다.
"좀 시끄럽지."
"어… 두 시간 내내 이래?"
"앞으로 더 시끄러울걸."
"나가면 안 돼?"
"어. 안 돼. 좀만 참아."
낑낑대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다행히 티켓팅을 잘해서 면봉 만큼은 아닌 엑소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오빠는 금발에서 다시 보라색으로 염색했네.
오빠는 까만 머리가 제일 멋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인트로 무대에 빠져들었다.
-
여섯 곡을 하고 나자, 팬들도 엑소도 지쳐갔다.
그 때 갑자기 진행자가 팬미팅 시간이라며 열두 개의 의자를 늘어놓으며 왁자지껄하게 움직였다.
열두 명이 편안한 의상으로 갈아입은 뒤 의자에 일렬로 앉아 각자 마이크를 쥐고 팬들에게 하트를 날리고 있었다.
저 쪽에서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 걸린 사람들이 매몰차게 퇴장당하고 있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는 외국인이 있어서 영 집중이 힘들었다.
스탠딩이라 그런지, 자꾸 밀어대는 통에 내장이 다 쏟아질 것 같았다.
입으로 욕을 씹으며 사람들에게 밀지 말라며 짜증을 내는데, 찬열이가 손목을 쭉 잡아당기더니 품에 가뒀다.
찬열이가 모든 충격을 다 받아주는 덕분에 나는 편안하긴 했지만, 찬열이는…
"야. 안 이래도 돼. 너 힘들잖아."
"싫어. 너 이러고 나가서 허리 아프다고 업어달라고 할 거잖아."
"…잘 아네."
"그냥 아프지 마."
얘가 왜 갑자기 이렇게 오글거리는 말투를 쓰지.
어쨌거나 정말 고마운 일이었으므로 나는 조용히 찬열이의 손목만 꼭 붙들었다.
그 때, 앞에서는 소원을 들어주는 코너라며 팬분을 지목해 소원을 들어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었다.
"자, 루한 씨. 골라주셔야죠. 어떤 팬 분이요?"
루한은 스탠딩 석을 쭉 둘러보더니, 갑자기 어떤 지점에서인지 웃음이 빵 터졌다.
오빠를 쿡쿡 찔러 어느 쪽을 가리키더니, 오빠가 사색이 될 때까지 웃어제끼는 것이었다.
"저기, 저. 남자 분한테 안겨 있는 여자 분이요."
루한이 정확히 날 지목하며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날 되짚으며 저요? 하고 크게 소리쳤다.
찬열이가 펜스 너머로 날 밀어줄 때까지 나는 멍하니 내게 손가락을 짚고 있다가, 무대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좀 해 주세요."
"어… 저는. 어… 그러니까. 제가요. 제가 누구냐면…"
루한을 실제로 보니 정말 말도 안 나오게 잘생긴 것이었다.
루한 뿐만 아니라, 세상에. 여길 봐도 잘생긴 애, 저길 봐도 잘생긴 애들이 웃으면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내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아 말을 더듬으며 구원의 눈길로 오빠를 쳐다보자, 적잖이 당황한 듯한 오빠가 입을 뗐다.
"어… 그러니까. 열일곱 살 서울 사는 오징어요."
"백현 씨가 어떻게 알죠? 원래 아는 사이인가요?"
"네. 제 동생… 전에도 몇 번 언급했던 여섯 살 어린 여동생이요."
"아, 그 유명한. 백현 씨가 그렇게 입이 닳도록 예뻐했던 그 동생 분을 뵙게 되는 건가요? 자. 징어양. 오빠 보러 왔어요?"
마이크가 내게 전달되고, 오빠에게서 눈을 떼서 무대 앞을 보자, 몇만 명이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나는 순간 얼어붙어 버벅대며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아,니요. 남자친구가 오자고 해서. 하하. 남자친구가 엑소 좋아해요."
"남자친구요? 아까 그 분이 남자친구에요?"
"네. 저기."
엠씨 분은 웃으며 찬열이에게 나올 것을 부탁했다.
찬열이는 눈이 쏟아질 듯 크게 뜨고 아까 나와 똑같은 표정으로 얼떨결에 무대로 밀려나왔다.
"오, 잘생겼네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박찬열이요."
"엑소를 좋아해요? 와, 특이한데요. 누굴 가장 좋아해요?"
"어… 백현이 형 좋아해요. 백현이 형."
아마도 아는 사람이 오빠밖에 없어서 얼결에 말한 것 같은데, 객석에선 얄궃은 탄성이 터졌다.
나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좋아하는 게 그 좋아하는 게 아니라며 변명을 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자. 징어 양. 루한 군께 어떤 소원을 들어달라고 할 건가요?"
"아, 저요. 저는…"
이런 행운은 도저히 기대하지 않았기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루한을 다시 돌아보자 그 눈부신 웃음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정말 넋을 놓고 대답했다.
"안, 안아주시면 안 돼요?"
-
찬열이는 집에 돌아오는 내내 잔뜩 삐져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든 찬열이를 풀어주려 온갖 노력을 했지만, 찬열이는 표정을 싹 굳히고 저 멀찍이에서 걸어갈 뿐이었다.
나는 평생 부린 적 없는 애교도 쥐어짜 보고, 카페를 가리키며 허니 브레드라도 먹을 거냐 묻기도 하고.
지쳐서 터덜터덜 걸어가다가 허리를 짚고 얼굴을 찡그리며 찬열이에게 안기기도 하고 별 짓을 다 했는데도 찬열이는 덤덤히 내 팔을 풀어낼 뿐이었다.
결국 찬열이의 기분을 푸는 것을 포기한 나는 반쯤 찬 생수병으로 목을 툭툭 치며 뚜둑 소리가 나는 목뼈를 안마하고 있었다.
다신 스탠딩 안 해야지. 엑소 한 번 보겠다고 온몸을 불살랐더니 딱 죽기 직전이다.
차라리 오빠한테 말해서 초대석으로 갈걸. 왜 사서 고생을 했지.
자꾸 풀려서 주저 앉으려 하는 다리를 이끌고 지하철 역으로 내려갔다.
목에 걸린 티머니를 더듬어 대충 찍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하필 중간에서 다리 힘이 풀리는 바람에 계단에서 쭉 미끄러지고 말았다.
찬열이가 놀라서 뒤돌아봤을 때, 나는 오만상을 쓰고 다리의 먼지를 털고 있었다.
아프긴 아픈데, 이거 흉터 남으면 어떡하지. 이제 춘추복이라서 검은색 스타킹도 못 신는데.
밴드가 있을까? 생각하며 벽을 짚고 일어나는데 엄청난 찌릿함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오징어. 괜찮아?"
"어. 나 가방에 밴드 좀 있는 지 찾아줘."
"이걸 어떻게 밴드를 붙여. 잠깐만. 일어설 수 있어?"
"응. 그 정도는 아닌데."
"자, 업혀."
넓은 찬열이의 등판이 눈앞에 펼쳐지자 마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다.
와, 어깨 넓다.
두 번째는, 멋있다.
세 번째는, 잘생겼다.
내가 한참을 올라타지 않자, 내가 미안해서 그러는 줄로 오해한 찬열이는 괜찮다며 날 보챘다.
나는 요만큼의 양심도 없이 냉큼 찬열이의 등에 업혔고, 찬열이는 내게 가방을 건넨 뒤 내 교복 카디건이 잘 덮였는 지 확인하고 다리를 붙잡았다.
와중에 다리도 불편하게 무릎 쪽을 잡은 것이 귀여워서 킥킥 웃자, 찬열이가 민망한 듯 핀잔을 줬다.
"야. 무겁잖아."
"괜찮아. 얼른 가자."
"내가 안 괜찮은데."
"그러니까 얼른. 야. 지하철 오는 소리 들려."
우여곡절 끝에 지하철에 올라타자마자, 찬열이는 나를 좌석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나는 머리를 쿵 박아서 뒷머리를 비비적대고 있었고, 찬열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무거웠어?"
"어."
"미안해. 살 뺄게."
"그래."
요만큼의 상처도 없이 틱틱대는 말을 던지고 있을 찰나, 찬열이가 무릎을 굽혀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고 내 다리를 꼼꼼히 살피더니, 내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내리자마자, 약국 들러서 소독하고 밴드 붙여야겠다."
"미안해."
"미안한 줄 알면 그만 좀 다쳐. 맨날 어디 하나가 멀쩡한 날이 없어."
"원래 이러잖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 내리자마자 찬열이가 또 날 업고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얘가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너무 힘들어하는 게 시각적 청각적으로 전달이 되어서 괜히 양심에 찔려오기 시작했다.
"그냥 걸을까?"
"아니. 또 넘어질 것 같아."
"너 이러다 쓰러질 것 같은데."
"말 시키지 마. 말할 기운도 없어."
측은하게 티머니까지 대신 찍어 주고 역을 나섰다.
제일 가까운 공원 벤치에 날 앉히고 어디론가 사라진 찬열이는 곧바로 무언가를 손에 쥐고 돌아왔다.
"소독한다."
"어."
"아프면 어깨 잡아."
"응."
그리고 나는 찬열이의 어깨에 손톱을 박았다.
둘 다 비명을 지르며 서로에게서 떨어지는 우스운 광경을 연출한 우리는 곧이어 밴드를 착착 붙였다.
"다 됐다."
"나 이제 걸을래."
"괜찮아 이젠?"
"응."
"버스 타고 갈까?"
"응."
"카페 들러서 체리 에이드 먹을까?"
"응. 아, 그러고보니까 너 삐진 거 다 풀렸어?"
"뭐. 안아주세요?"
"응."
"아니."
순식간에 날 앞질러서 걸어가는 찬열이를 붙잡으러 손을 쭉 뻗었다.
맥없이 손에 붙들린 찬열이는 내 어깨에서 가방을 가져가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에 나도 에이핑크 팬싸인회 가서 안아달라고 할 거야."
@'ㅅ'@
※ 2048을 2시간 동안 좀비처럼 한 뒤에 쓴 글이라 오류 많음 주의
요즘 자꾸 뜸해지는데, 그게 어쩔 수 없는 게 집 오면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좀비처럼 나가는 일상을 계속하고 있어요.
인티도 자주 못 들어오고.. 유일하게 확인하는 거라고는 정오에 스엠타운 들어가서 티저 보는 거? (이씽아... 이씽오빠...)
5월 중간고사 끝날 때까지 계속 이런 일상이 지속될 것 같아요. 한동안은 쉬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와중에 이틀 중에 13시간을 2048을 했는데 굿바이 수호 진짜 때리고 싶고... 크리스 언제 나오죠.
맨날 준면이 두 개 다 모아서 붙이기만 하면 되는데 세훈이의 끊임없는 출현으로 인해 게임오버 으어아ㅏ아ㅓ아ㅓㅏ 아이비 찢을거야
아니 왜 크리스 나오질 모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ㅇ
벚꽃도 벌써 피고.. 허허 집에서 한강이 보이는데 꽃 되게 예뻐요. 이 주변은 벚꽃축제도 하고! 근데 사실 벌써 꽃 지기 시작했어요..
어찌 되었든 봄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면서요? (함박웃음)
벌써 초여름 날씨지만 모두 아프지 마세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암호닉 ////
소문 / 푸우곰 / 비타민 / 망고 / 준짱맨 / 챠밍 / 홈마 / 눈두덩 / 러팝 / 판다 / 지안 / 이리오세훈 / 길라잡이 / 호두
/ 심장 / 비회원앙대여 / 빛 / 여름 / 솜사탕 / 연 / 위아원 / 소금 / 콩알 / 긴가민가 / 헤운 / 젤컹젤컹 / 하루 / 애니 / 앰브로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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