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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26
BGM :: 악동뮤지션 -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우리 애기 태명 지을까? 태명?"
"니 작명 센스 어디 가냐"
"너무 귀여우니까 귀요미 어때? 1더하기 1은,"
"2! 2!"
- 타오의 일기 -
크리스가 아침부터 비행기를 탔다.
그 소식을 내가, 팬들 통해서 들어야겠냐고! 나는 지금 심통이 잔뜩 난 상태다.
종대는 그럴 수도 있다며 나를 달래려 한다. 그래도 혼자서 다녀오는게 어딨어!
나도 한국!
"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너 왜 혼자서 한국 갔다와!"
"그럴 일이 있어,"
"나도 한국!"
숙소 거실에 있는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있었더니 크리스가 들어왔다. 재수 똥이다.
몰래 한국까지 다녀왔으면서, 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기념품!"
"맨날 가는 한국인데, 뭘."
"넌 진짜 쓰레기야!"
"쟤 진짜 왜저래?"
크리스는 진짜 재수가 없다. 키도 커서 혼자서 침대 사이즈 큰걸 쓰지 않나, 내가 엑소에서 인기 1등인데 제일 스케쥴 많고!
물론 그건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렇지만! 하나도 이기는게 없다. 아니, 내가 더 잘생겼지 그래.
그래서 나는 녀석이 한국에 다녀온 이유를 묻기 위해 매니저 형한테 전화를 걸었지만, 나에게 오는 답은 알 거 없다는 대답이었다.
내가 왜 알 거 없는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해!
"심통이 잔뜩 났네."
"종대야아.."
종대는 나중에 우리 그룹에 합류했는데, 진짜 바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착하다!
내가 제일 좋아해!
"응. 타오 왜?"
"크리스 어디 다녀왔는지 알아?"
"누구 만나러 간다고 하던데?"
"아! 진짜! 말해주면 될거 아니야!"
이겼다. 헤헤.
"누구 만나고 왔는데?"
"그때 그 여자."
"누구?"
"아 걔, 그 디렉터님 친구."
디렉터님이 한둘이어야 말이지.. 디렉터님 친구? 여자? 헐, 설마 그때 우리 수영장도 왔던.
대기실에서 잠도 잤던. 크리스랑 싸웠던 그 여자? 둘이 왜 만난대?
그 여자 진짜 예쁜데! 크리스 설마 반한거야?
"너가 걜 왜 만나?"
내가 묻기도 전에 종대가 입을 열었다.
아 맞다, 종대 친구기도 했지? 종대 팬페이지도 하고! 둘이 진짜 친한가보,
"결혼을 전제로 만나보란다. 부모님이"
"뭐?"
"뭐?"
크리스는 자기는 다 말했다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덕분에 완전 멘붕에 빠진 나랑 종대만 거실에 남아 버렸어, 되게 어색한데..
종대는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고 혼잣말을 시작한다. 왜 저러지?
결혼 이야기를 계속 입에 담는 걸 봐서는.. 꽤나 충격을 먹은 것 같은데. 내가 위로해 줘야겠다!
"종대 너도 결혼하고 싶지? 친구가 먼저 간다니 서운하지? 괜챠나!"
"둘이 결혼한대? 진짜로?"
"그거야.. 헐, 크리스가 나보다 먼저 결혼해?"
이것도 지면 안돼!
무작정 크리스 방에 들어갔더니 옷을 갈아입다 말고 빽 소리를 지른다. 귀 아프게 진짜. 우리가 언제 이런거 민망해 했다고 말이야.
침대에 걸터 앉아서 다 갈아입길 기다리는데 침대가 크긴 크다. 진짜 쫘증난다. 나도 큰 사이즈 침대 쓰고 싶은데.
우리가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닌데, 침대 큰거 사주지. 나쁘다. 에스엠.
뭐 걸친 것도 많아 시간이 꽤나 걸리길래 씽씽이를 불렀다.
씽씽이는 이씽 형이 데려온 강아진데 너무너무 귀엽고 또,
"물지 마!"
요새 이갈이를 한다. 겁나 아프당..힝..
"씽씽아 나 말고 크리스 물어!"
그래도 말을 잘 알아듣는 편이라, 바로 달려가서 크리스 발목을 앙 하고 물어버린다.
물론 지금은 작은 강아지라 살짝 따끔하고 마는 정도지만... 언젠가는 꼭.
"옷좀 입자!"
그리고 크리스는 발을 휘휘 저어 씽씽이를 쫓아내 버린다.
쟤는 진짜 강아지 키우면 안 돼.
"우리 씽씽이 때리지 마."
어느새 들어온 이씽 형이 씽씽이를 들어 올리며 크리스 어깨를 찰싹, 때린다. 그래! 더 해!
"우리 다음주에 한국 간대."
"진짜? 우리 한국 활동 가는거야?"
"응."
씽씽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씽이 형이 말한 이야기는 완전 희소식이다!
내가 먼저 결혼할거야! 크리스 재수 없어!
기다려 한국! 나 결혼한다!
-
싱가폴에 가기 위한 준비가 한창인 지금.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은 여행에 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엄마의 동생, 그러니까 우리 삼촌이 싱가폴에서 호텔 운영을 하고 계신데 거기서 한번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삼촌이기도 하고, 호텔쪽에 관심도 꽤나 있어서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중국어에 서투르다는 것? 이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문제 될 스펙도 아니었고 환경도 굉장히 좋고.
왜 주저하고 있는걸까 내가.
"누나 이것도 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단기간 근무해본 후 결정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 살림을 차려야하는 나를 위해 경수가 생필품을 구매하는 여정에 동참해 주었다.
국자를 들고서 지팡이라도 되는 듯 휘둘러보던 경수는 너무 무겁다며 내려놓는다.
쟤도 언젠가는 운동좀 시켜야겠다. 너무 비리비리해.
"요새 느그 애들은 뭐하고 살아?"
"백현이랑 나는 별거 없이 지내고.. 루한이랑 세훈이 요새 그거 하더라!"
"그거 뭐?"
"스쿼시! 둘이 완전 장난 없어!"
전에 산에 다녀온 충격이 적지 않았나 보다. 둘은 산에서 내려와 집을 가는 내내 체력에 대한 토론을 나눴다.
복싱을 등록할 것 처럼 굴더니, 결국에는 스쿼시를 선택했구나. 아니, 너네 공부는 안 하냐?
내 동생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바 이다.
큰 부피의 비닐봉투 두개를 어기영차 들어올리니 어깨가 뻐근하다.
분명 날다람쥐 보려고 시작했던 여행 계획이, 왜인지 호텔 근무로 끝나게 되어 사실은 얼떨떨하다.
이런 내 속도 모르고 도경수는 좋겠다며 물개박수를 짝짝 친다.
"어느 세월에 다 들고 가냐."
"그래서 불렀어!"
"뭘?"
"찬열이 형! 전에 필요하면 부르랬거든!"
미친건가, 얘?
하기야. 도경수가 어떻게 박찬열과 나의 상태를 알까 싶어 뭐라 이야기를 하려던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잘못한 게 없, 아니. 어쩌면 가장 잘못하고 있는 사람이 나 아닐까.
푸으으. 깊은 한숨이 따라 나온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하지?
"형!"
자기 손에 무거운 봉투가 들려 있다는 것을 까먹은건지, 나풀나풀 나비처럼 달려간다.
얘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도 이렇게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만.
차에 몸을 기대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박찬열은 도경수 손에 들려 있던 봉투를 가벼이 들고 차 뒷자석에 넣는다.
담담하게 인사를 건네고 뒷자석 문턱에 발을 올리는데,
"누나가 앞에 타! 둘이 오랜만에 만나지 않아?"
개새끼야 진짜.
차를 타고 집에 가는 내내 도경수 혼자 이야기하기 바빴다.
변백현과 했던 재미있는 일들, 자기 학교 이야기. 집안 이야기 등등
박찬열은 고개를 끄덕이고 적당한 추임새를 넣어가며 도경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나는 그냥, 앞만 보고 있었고.
결국 드라이브나 하라며 집 앞에서 쪼르르 먼저 내려버린 도경수는 우리 둘을 기어코 대면하게 만든다.
내 속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박찬열은 카오디오에 CD 하나를 집어 넣는다.
CD를 읽자 마자 모니터에 뜨는 노래 제목들은 나를 경악케 만든다.
이승기 - 결혼해 줄래
노을 - 청혼
씨야 - 결혼할까요
015B - 결혼
015B 오랜만이다. 학교다닐 때 자주 들었던 것 같은데. 아니 이게 요점이 아니고.
"제정신이냐 너?"
"아니, 진심인데. 하자, 결혼."
운전대를 잡고 아직 차를 출발시키지도 않은 박찬열이 나를 보고 씩 웃는다.
내가 혀를 내두르는데도 개의치 않고 손을 뻗어 CD를 결국 재생시킨다.
이승기의 발랄한 목소리가 차 안에 울리니 그제야 차를 운전하기 시작하는 박찬열.
흘러나오는 가사가 너무 오글거려 나는 몸을 부르르 떤다.
'우리 둘이 알콩달콩 서로 사랑하며
너 닮은 아이 하나 나 닮은 아이 하나 낳고'
나는 아이 생각이 없다.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이 없어서...랄까.
엄마는 위대하고, 나는 아직 그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사람..
아니 내가 이런 생각을 왜 하고 있는거야 진짜.
"나 너랑 결혼 안해."
"알아."
"근데 왜 이래?"
"알아서 이래."
박찬열은 미동도 없이 정면만을 바라본다. 안전 운전이 중요하긴 하다만, 정말 미동도 없다.
어디로 가는 건지 확답도 받지 못했고, 차 안은 이승기의 노랫소리만이 가득하다.
박찬열은 그리고,
"나 말고 결혼할 사람도 없잖아."
"민석이 있는데?"
"걔랑 헤어졌잖아!"
"누가 싫어서 헤어졌대?"
"걔 번호 대."
"누가 알려준대?"
"내가 뒷조사 한다?"
"괴롭히기만 해. 어?"
박찬열은 분하다는 듯 핸들을 꾹 누른다. 비싼 차라더니, 별로 아끼지는 않는 것 같다.
정말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을 계속 하니, 결국 박찬열만 알고 있던 목적지에 다다른다.
윤중고등학교.
"오랜만이다, 여기."
나는 오랜만 아닌데, 전에 한번 왔어서. 박찬열은 한마디도 않고 제 갈길을 가기에 바쁘다.
그런 박찬열과 달리 나는 여유로이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뒤를 따랐다. 눈에 보이기만 하면 되겠지 뭐.
보충이 끝나고 난 후에도 자리에 앉아 자습을 하고 있는 고3들이 보인다.
도경수도 내년에는 저기에 앉아 적성에 맞지도 않는 문제집들을 풀기에 바쁘겠지? 아니려나?
"이리로 와봐."
내가 창문 앞에 서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자, 박찬열이 내 팔목을 잡고 이끈다.
하루 종일 싱글벙글. 기분이 좋아보이는 박찬열의 속내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김종대랑 박찬열 씀-
그랬던 적이 있다.
이어폰을 귀에 꼽은 채로 박찬열과 김종대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는데, 내가 귀를 기울이는 낌새가 보이지 않아 둘이 양쪽에서 내 이어폰을 뽑아버리고는
귀에 대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떡볶이 먹으러 가자고.
분명히 10분 있으면 야자가 시작하는데 무슨 소리냐는 내게 김종대는 자랑스럽게 개구멍을 보여주었다.
둘이 한달을 걸쳐서 겨우 파낸 개구멍이라더니, 결국 4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학주쌤한테 들켜버렸다.
선생님께서 두꺼운 판자 하나를 땅땅 박아 막아버린 그 개구멍 위에, 박찬열과 김종대는 자신들의 업적이라며 싸인을 남기러 갔다.
그리고 그 판자 위에
-여왕님 떡볶이 먹이려고 판 개구멍임! 근데 떡볶이는 못 먹음!-
김종대의 글씨와
-우리는 평생 여왕님 뒷바라지만 하다가 죽을 것 같다-
박찬열의 글씨.
"말이 씨가 된다더니."
"내가 여왕님?"
"여왕도 이런 여왕이 없지."
아까 혀를 내두르던 사람이 나였다면, 이번엔 박찬열 쪽이다.
앞코를 땅바닥에 질질 끌어보던 박찬열은 바닥에 쪼그려 앉더니 주머니에서 마카 하나를 꺼내 든다.
찌직 찌직. 마카 끝이 나무 결 따라서 갈라지는 소리가 이어지고 박찬열은 만족스럽다는 듯 일어난다.
우리는
나는
죽을 것 같다.
죽어도 좋다.
"나는 평생 여왕님 뒷바라지만 하다가 죽어도 좋다."
"옘병."
"평생 받아주지 마. 절대로 나랑 결혼하지 마."
"안그래도 그럴 예정,"
"그럴 너를 알아서 이래."
"결혼해. 언제든지 너가 하고 싶을 때. 너가 하고 싶은 사람이랑."
"그 대신,"
"절대 나랑은 하지 마."
듣기만 하셔요
- 최일도
조용히 듣기만 하셔요
그렇게 오랜 나날 당신은 나의 연인이십니다
계절이 바뀌고 또 접히어도
나의 마음은 오로지 당신 생각
가슴 저며오는 그리움 뿐입니다
미지의 하늘을 동경해 허공을 치솟던 날도
마침내 나의 마음은 일곱 빛깔 무지개 넘어
하얀 웃음 날리는 당신의 고운 마음을 만납니다
가을비에 젖는 추억의 굽이굽이에도
당신의 밝은 미소는
구름 너머에게 찬연히 빛남을 나는 압니다
조용히 듣기만 하셔요
애정 깊은 당신의 두 눈동자 살포시 감고
부드러운 손짓도 잠시 쉬셔요
내가 사랑해 온 당신 내 생애가 끝난 그 이후에도
당신만이 나의 연인이십니다
+
그 여주 성격에 돈도 없으면 인생살기 힘들거라고 했던 분 나와여
여주네 집 망한거 아닙니다ㅠㅠㅠ 원래 중소..까진 아니고 중기업 정도로 있다가 MA로 대기업 계열사로 소속된 회사로 된..그런..
어떤 느낌이냐면..어..그니까..음... 어..그니까.. 음..
유기농 농업으로 뭐 '자연친화'이런 걸 하고 계셨다면.. 농협으로 넘어가서 농협 하나로마트 구석에 막 장터를 열고..? 아 나란 설명고자.
종대의 테마시가 원태연님의 상상. 이었다면
찬열이의 테마시는 최일도씨의 듣기만 하셔요 입니다.
찬열이의 발언을 이해하는 것은.. 각자의 이해에 맡길게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말들이니까요..? 하하..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내사랑들! 다음 한주 잘 보내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