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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39
BGM :: 데이브레이크 - 좋다
"신랑 입장!"
도경수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내 '신부 대기실'에 첫 손님이 들이닥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혼 준비는 생각보다 정말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임신 사실을 알린 후, 오세훈은 우리 아빠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0대 정도를 맞고서야 말문을 열 수 있었다.
엄마가 그동안 나를 새 직장으로 보내지 않았던 것은 오세훈과의 작당이 있었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 했어, 둘이 짰어. 나만 낚였어 진짜.
배가 많이 불러있는 상태로 결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엄마는 속전속결 결혼준비를 마쳤다.
이럴때는 우리 가족이 꽤 잘나갔었다는게 실감이 난다.
내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여기저기서 발벗고 나서 '성공적인 결혼식'을 도와주셨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오세훈이 부자집 자제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왜,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 불량한 재벌 2세가 평범한 여주인공을 만나
자신을 갱생시키며 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우리는 둘 다 재벌까지는 아니어도 부유계층의 자제였고, 갱생받은 쪽은 양쪽이었다.
그래도 하나의 드라마같은 결말이 아닌가.
"누가 남편이야, 세훈이 들으면 너 혼나."
"공익은 안 무섭다 뭐."
대기실 문을 연 첫 손님은 도경수와 그가 좋아하는 선배, 아니. 이렇게 말하면 오해의 여지가 너무 다분하잖아.
그냥 학교 선배 최민호. 한때 도경수가 나의 남편 후보로 열렬하게 지지했던 사람이다.
"근데 누나 오늘 진짜 예쁘다. 화장해주시는 분 진짜 고생했겠다…."
"민호야."
"넵."
민호가 경수의 정장 바지에 흠이 나지 않게, 그렇지만 적당히 아프게 정강이를 차 주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알게 모르게 민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민호 누나들에게 임신 관련 상식들도 많이 전달받았고, 이렇게 편해져서 오히려 경수보다 더 동생같다고 해야할까나.
"아무튼, 오늘 누나 예쁘다구."
그래도 내새끼 도경수가 최고지 뭐.
결혼식은 주례사 없이 가기로 했다.
그리고 최대한 간소하게, 지인들과 함께 하고 싶었으나. 이것들이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내서.
삼촌도 호텔 직원들에게 묻고 물어 Melvin을 포함한 여러 직원들을 동반해 식장에 방문했다.
신부 대기실이라 함은, 결혼식장에 와서 방문했다는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한 공간으로 여겨졌었는데
당사자인 신부가 내가 되어보니 참, 두근거림과 울컥함이 공존하는 공간임을 알게 되었다.
"이제 아줌마 되는구나 너."
박찬열은 문을 열고, 나와 몇마디를 나누다가 뜬금없이 현실을 직시시켰다.
아줌마, 그것도 애 엄마가 된다. 내가.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니가 못하는게 어디있어."
"하긴, 그건 그렇지만."
"아, 하나 있다."
박찬열은 주변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다 말고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박찬열 좋아하기."
그리고 나는 뾰족한 구두로 박찬열의 정강이를 뻥 차버렸다.
오늘 모두의 정강이가 무사하길 바란다.
평소 순발력이 좋아 재치있는 농담으로 우리를 웃게 만들었던 변백현을 사회자로 낙찰했다.
우리는 주례 대신 서로를 향한 서약을 읽는 것으로 결혼을 맹세하며,
우리의 결혼을 지켜보는 사람들 앞에서 서로와 함께 행복하게 살 것을 약속하려 했다.
그러므로, 사회자가 얼마나 재미있게 결혼을 이끌어주는지가 제일 중요했다.
새벽부터 식장에 나왔다던 변백현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식이 시작되기 30분 전이었다.
다급하게 신부 대기실 문을 연 변백현이 아직 늦지 않았냐며 다급하게 물었고,
아무 말 없이 내가 시계를 가리키자 안도의 한숨을 쉬더랬다.
그리고는 나를 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아..."
"왜, 뭘 봐."
"너무 예뻐서요."
예쁜건 알아가지고. 나는 보란듯 오른쪽 어깨 너머로 머리칼을 휘리릭 넘겨보였다.
변백현은 제가 말을 잘못 꺼냈다고 고개를 도리질했고, 나는 또 다시 정강이….
우리 애기 태교 해야 하는데.
아, 아이의 태명도 정했다.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프다고 조르는 아이를 생각해서 지은 태명이었는데,
태명을 들은 사람들은 이게 뭐냐며 우리를 놀리곤 했다.
아이의 태명은 빵꾸.
배 안에 빵꾸가 났나, 하고 말하면서 지었던 태명이다.
오세훈은 결혼을 준비하는 기간동안 면접을 봤던 회사에 합격했다.
꽤나 규모가 있는 회사라,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실상은 조금 달랐다.
운 좋게도, 작년까지 그런 방식으로 방침을 운영하다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의 모토를 잡았다고.
덕분에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신혼여행은 조금 뒤로 미뤄둬야 했지만.
신혼여행이라고 하기에도 좀 뭐한 곳으로 신혼여행을 간다.
다름 아닌 우리의 신혼집, 2박 3일의 달콤한 신혼여행을 하기로 했다.
토요일에 식을 진행하자마자 집으로 향해, 월요일 아침이 되기까지.
아무 방해 없이 우리 둘만의 온전한 시간을 갖자고 했다.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던 세훈이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회사가 지금은 중요해요 신입사원님.
생각에 잠겨있느라 누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한참을 있었다.
그리고 들어온 사람도 나의 생각을 방해할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준면이의 정장차림은 처음이고, 준면이도 나의 웨딩드레스가 어색해 보이겠지.
서로를 한참이고 스캔하던 우리는 정적 끝에 겨우 대화를 시작했다.
"축하해요."
"오늘 내가 주인공인데, 어째 니가 제일 잘 생겼다?"
"세훈이가 들으면 섭섭해할라."
준면이의 손에 들린 것은 내가 과거에 줄기차게 사용했던 카메라였다.
맞다. 내가 저걸 준면이를 줬었지.
"이거 잘 쓰고있어요. 아무래도 진짜 비싼게 좋기는 한 것 같아요."
"나중에 도로 뺏어간다, 내가."
"됐고, 예쁘게 찍어줄게요. 오늘은 내가 사진기사니까."
결혼식에 어마무시한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행복하게 살기 위한 시작점'을 화려하게 꾸미고싶지 않았다.
시작점은 시작점일 뿐, 그 후가 화려하고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사진기사는 준면이에게 부탁했다.
돈 아끼려고 그런거 아니야.
결론은 맞는건가.
준면이는 자신을 다급하게 부르는 변백현에게 이끌려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톤터치라도 하는 듯, EXO 멤버들이 문을 두드렸다.
4명이 들어오니 대기실 안이 시끌시끌해졌다. EXO 매니저의 도움으로 겨우 사진을 찍고,
나는 나가는 멤버들에게 축의금을 넌지시 강조했다.
"추기금?"
"축.의.금."
"그커 밥 추는커야?"
밥이라니, 밖에서 사람들이 축의금을 내고 식권을 받는 것을 봤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결혼식을-그것도 한국의 결혼식을- 올 일이 없던 타오니 그렇게 느낄만도 했다.
"밥! 팝!"
뭔들, 아는 애들이 알아서 해 주겠지 뭐.
식이 다가오니, 생전 하지 않던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빵꾸도 자꾸 배를 통통 차대는게 아무래도 무언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
애기야, 엄마가 결혼해.
결혼 전에 신랑 신부가 마주하는 것 아니라고,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보나마나 그대로겠지. 서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함께 골랐으니. 별 차이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신랑 신부를 재탄생 시켜주신, 메이크업 아티스트분들께 두분은 끝나고 절 하세요."
입장을 위해 문 앞에 선 나를 보고 변백현 사회자가 한 말이다.
내가 볼 때는 크게 다를게 없, 그래. 인정하겠다. 신부 화장은 진짜 마술이다.
"자, 그럼 오늘의 주인공인 신부님의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부, 입장!"
내 손이 아빠의 팔 사이를 파고든 순간, 나는 벅차오는 눈물을 참으려고 애를 써야 했다.
아빠도 그런 나를 아는지 한쪽 손을 들어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그리고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 나는,
오른편 끝에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남자 하나를 발견한다.
환호에 묻혀 닿지 못한 소리는, 입모양을 통해 마음으로 다가왔다.
- 결혼 축하해.
-예쁘다.
어디서 반말이야,
여전히 잘생겼네. 김민석.
인사 대신, 활짝 웃어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었다.
신부 대기실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오긴 왔었구나 너는.
"어딜 봐요."
어라, 한눈을 파는 사이 신랑 앞까지 다가왔나보다.
또 여기서 질투심이 도지지. 세훈이가 내 고개를 돌려 자기 앞으로 향하게 둔다.
뽀뽀라도 할 줄 알았는지 하객들의 환호성이 거세지다가, 세훈이가 갑자기 큰절을 함으로 그 소리가 배가 된다.
"잘 살게요. 누나 손에 물도 안 묻히겠습니다."
"물은 묻혀도 된다. 얘도 씻고는 살아야지."
"제가 씻겨,"
"오세훈."
"네."
결혼 준비 기간동안 수없는 구애(?)로 인해, 아빠는 오세훈을 인정하게 되었다.
숫한 술자리를 가지고도 망가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며, 듬직한 청년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어쨌든, 나의 손은 아빠의 팔에서, 오세훈의 손위로 그 자리를 옮겼다.
"자, 이제 부부가 될 두 사람의 서약이 있겠습니다."
첫째,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부인의 안위를 걱정하며 최대한 일찍 귀가하겠습니다.
첫째, 신입 사원인 남편을 고려해 귀가시간이 불투명한 회식에 참석해도 너그러이 용서하겠습니다.
둘째, 모유를 제외한 모든 육아 활동을 온 힘으로 돕겠습니다.
모유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둘째, 건강한 아이를 위해 주변 환경을 관리하고 좋은 음식만 먹겠습니다.
좋아하던 빵은 그만 먹어보려 했는데 저보다 아이가 더 좋아합니다.
:
마지막으로, 평생 하나의 부인만을 두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평생 하나의 남편만을 두겠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진짜 이게 누나 졸업사진이야?'
'그렇대도.'
'하니야,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모를란다.'
-
'아오 진짜, 그만좀! 언제 고르고 집에 갈건데!'
'이건 너무 예뻐서 안되고, 이건 너무 야해.'
'너 혼자 볼거라매!'
'그래도 밖에 입고 나갈거 아니야.'
'결혼기념일 두번 챙겼다가는 사단나겠다 아주?'
-
'눈 아파.'
'누가 고생을 사서 하랬냐.'
'그치만,'
'너 졸업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결혼 기념일 영상편지 찍겠다고 교복을 다시 입어?'
'잘 어울려?'
'거지같아.'
-
'야! 대박 경사!'
'왜! 뭔데!'
'다 닥치고 들어 개쩌니까!'
'뭐냐고!'
'우리 애기 두발로 섰다!'
'시발아!'
'아빠,'
'왜 임마.'
'아빠는 엄마를 어떻게 꼬셨어?'
'너 그런 말 어디서 배워왔어.'
'아빠한테!'
'후, 아빠는 꼬신게 아니라.'
'그거 나 가르쳐주면 안돼?'
'왜,'
'내가 엄마 꼬실거야! 나 엄마랑 결혼할래!'
'야. 오은규. 엄마 남편은 평생 아빠 하나야.'
'그런게 어디있어.'
'어디 있기는.'
'여기 있지.'
그동안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이♡님 선물 감사드려요. 그동안 예쁘게 하단을 장식해주셔서 하트X백만개
♡쪼꼬♡님 선물너무너무 잘 받았고 잘 썼어요!
그동안 하단에서 예쁨예쁨을 뽐내주셨..ㅠㅠ끄흡 너무 감사드려요 하트X백만개
♡키보드♡님 선물 너무너무 잘 썼어요ㅠㅠㅠ
제가 올린 움짤 보시구 바로 그려주셨다고 해서 더더더 감동이었던 선물이었어요ㅠㅠ
하트X백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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