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혁
둥글레차
식어버렸다
볼펜
W. 글쓰는 미대생
준회는 갑자기 비가 올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것도 동혁의 자취방 근처를 지날 때쯤 비가 쏟아 지리라고는.
몇마디 나눠 본적 없는 사이였지만 저처럼 학과일에 무관심한 동기들과 다르게 과대인 한빈을 도와 이것저것 발벗고 나서는 아이였기에 나쁘지않다고 생각했다.
동혁의 자취방엔 개강파티가있던 날 다들 꽐라가되어 3차를 가자며 노래를 부르던 녀석들 덕에 무작정 끌려갔던 적이 있었다.
술이 쎈 편인 준회와 친구들을 챙기겠다며 취하지 않은 동혁은
모두 골아 떨어진 새벽 뒷정리를 하며 몇마디 나눈게 둘사이의 끝이었다.
쏟아지는 비가 멈출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산이라도 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준회는 동혁의 자취방 현관을 두드렸고
곧 문을 열고 나온 동혁은 놀란 얼굴로 준회를 무작정 제자취방으로 끌고 들어와 수건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둥글레차를 앞에 놓아 주곤 우산만 빌려달라는 준회의 말에
비가 어느정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가라며 과제를 하는 제 앞에 준회를 앉혀두었다.
준회는 머리위에 수건을 얹어두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둥글레차를 홀짝홀짝 마시며 동혁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남자치곤 곱상하게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동혁은 심심하면 낙서라도 하라며 종이와 볼펜을 건내주었다.
종이와 볼펜을 받아든 준회는 제앞에 종이를 놓아두고 한손엔 본펜을 쥐고 턱을괴고선 여전히 동혁을 쳐다보기만 할뿐이었다.
준회의 시선을 느낀 동혁은 고개를 들어 준회를 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손에 쥔 볼펜으로 동혁을 가르키며 준회는 말했다.
-너 되게 예쁘게 생겼다.
동혁은 준회의 말이 끝나자 마자 놀라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준회는 그런 동혁이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식어버린 둥글레차를 몇모금 마실 뿐이었다.
창밖에 비는 어느새 그치고 조그맣게 난 창문사이로 방안에 조금씩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글쓰는미대생 입니당
준환만 쓰다가 독방에서 단어 몇개 던져주는걸로 짧게 짧게 써줬거든요
독방에 있는 글 삭제하고 여기로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