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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이렇게 놀아줘야 한다며 우리집으로 맥주 한박스는 되는듯한 양을 봉지가득 끼고 우리집에 오더니 너는 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아, 우리집 냄새배면 니가 책임질래? 그냥 나가자니까?"

"아, 오늘만. 내가 냄새 다 빼고갈게! 진심!"


신나하며 자리를 깔아대는 너에게 나는 제대로 화도 한번 못내보고 같이 자리를 깔기 시작했다.

술판이 벌려지고 부어라 마셔라 해대며 같이 마시기 시작한지 두시간 가까이 흘렀을까.

나는 많이 마시지 말라며 잔을 뺏은 너 덕분에 맥주한컵이 전부인 반면, 너는 뭐가 그렇게 답답했는지 너혼자 3병은 까더니 내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다.


"작작좀 마셔라 좀, 여자친구는 너 이러고 있는거 모르냐?"

"으음..몰라, 아, 머리아파.. 야 나 진짜 머리아파.."


너는 머리를 붙잡으며 내 허벅지 위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그러게 니가 술마시자 그랬잖아. 라며 머리를 쿵 쥐어박았다.

너는 아프다며 머리를 싸매고 내 허벅지위를 더더욱 굴러다녔다.


후.. 내 맘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모르고 이러는거겠지. 안다면 아마 이렇게까지 편한관계는 될 수 없을것이다.

..이쯤되면 이놈은 지금 날 놀리는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는 아프다는 내 다리위를 데굴데굴 잘도 굴러다녔다.


"아 다리아파 나와"


너를 밀치고 다리를 굽히자 떨어진 너는 자기도 아프다며 똑바로 앉아 나를 바라봤다. 풀린눈으로 멍하게 나를 바라보더니 너는 갑자기 고개를 들이밀어 쑥 치고 들어왔다.


"뭐..뭐야"

"너.. 내 결혼 좀 망쳐줘라."


...? 니가 갑자기 쑥 치고 들어온것도 충분히 가슴 떨리는 짓인데 그렇게 가까이 다가와서 나한테 하는 말이 뭐? 니 백년가약을 깨라고..?


"너, 너 술 취했다. 내일 다시 얘기해, 가 아니고 야! 니 결혼을 내가 깨라니! 말이 되?"

"아..진짜! 나 이결혼 진짜 하기 싫어어어! 부모님은 내가 설득할게. 니가 그 여자 좀 결혼식장에서 끌고나와주기만 하면 안되냐,어? 친구 좋단게 뭐냐 진짜. 응?"


...날 친구라고 생각하긴 했나 보네. 항상 니가 필요할때만 실실 웃으면서 잘해줘놓고 갑자기 아무말 없이 결혼한다고 하질 않나. 축하해 달랄땐 언제고 또 갑자기 결혼하기 싫다고 찡찡거리는지.. 이런 인간을 내가 왜 좋아하고 있을까 나도 의문이다.


"야, 너 진심이야?"

"어, 진짜. 다 걸고"

"애 같은 말투 하고는.. 진짜?"

"아 진짜라니까? 안 해줄꺼야?"


그래. 내가 언제 너한테 이기는거 봤냐. 


"아 알았어. 니 여자친구? 끌고 나오면 되지?"

"어! 야, 오늘은 나 여기서 자고 내일 그사람 소개시켜줄게. 얼굴 알아야 될꺼아냐."

"그래..그래"


그래, 이제 이것만 도와주고 너를 떠나야 겠다. 이대로 있다간 내 심장 찢어 발겨져서 죽을것만 같았으니까, 너를 도와주는것도 이게 마지막이다. 

그리고, 내 마음도 접을꺼다. 


다음날,

나는 너와 일어나 방을 치우고 너의 여자친구를 보러갔다.


"인사해요, 나랑 제일 친한친구, 이홍빈"

"아, 안녕하세요 이홍빈입니다."

"김민서예요. 어쩜. 우리 오빠 닮아서 장생기셨네요"

"아, 감사합니다"


...미스다. 완벽한 미스다. 내가 상상한 여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니, 상상과 현실은 다르다지만,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다지만. 이 차인 뭐 요단강도 아니고 차이가 엄청났다..

난 못해, 저런 사람을 어떻게 끌고나올것이며 어떻게 뒷수습을 할껀지도 감이 안잡히게끔..여자가.. 한마디로 무서웠다.

꼬리 한 9개 달린 구미호도 저렇게는 안생겼겠다. 

대충 둘만의 시간 보내시라고 빠져나온뒤, 너에게 바로 전화를 걸 순 없어서 재환이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모오모, 콩이 전화다.콩이야?"

"형, 지금 내가 완 전 심각한 상태에 빠졌거든? 나 어떡하지?"

"오또카지?오오오오 오또카지? 오또카카카카"

"아 형! 장난치지 말고!"

"알았어 알았어, 형 지금 진지하다. 말해봐"

"...그게, 그러니깐 김원식이.."

"아, 걔 결혼한다매? 야, 너 어쩌냐?"

"...내가 뭘? 이 형 이상한 얘기만 골라서하네 진짜, 그런게 아니고 걔가 이 결혼 하기 싫다고 결혼을 깨달래"

"어떻게?"

"그..여자애좀 결혼식장에서 데리고 나가달라고.."

"김원식 미;친놈이, 거기서 왜 널 끌어들여?"

"아, 나도 이거만 하고 이제 걔 안만날꺼야."

"왜?"

"왜, 왜긴 왜야 그냥...그냥. 아, 나도 사실 잘 모르겠어. 여자애 끌고나오라는것도 좀 그렇고 것보다 여자애도.."

"....야, 너 그럼 이렇게 해볼래?"

"어떻게?"

"그니까..."


형이라는 사람이 내게 말해준 방법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 형! 미;쳤어 진짜? 뭐라는거야"

"왜, 죽어도 그 여자는 못건들이겠다. 근데 넌 도와주고 싶다, 그럼 결정된거 아닌가?"

"..만약 김원식이 나 때리면?"

"좋아죽는일은 있어도 너 때리는 일은 없을껄?"

"...왜?"

"너네는.. 둘다 병;신인건지 아님 하나가 정~말 마음을 잘 숨기고 있는건진 모르겠는데, 너네둘이 서로 좋아죽는거 주위사람들이 보면 다 티나, 

야, 한번 사는 인생 뭐 그렇게 복잡하게 사냐? 즐기기도 모자란 시간인데."

"잠깐, 그럼 김원식도 나 좋아한다고? 에이~ 형 뻥이 너무 심한데?"

"난 그런걸로 뻥 안쳐, 사람 맘 숨기는것도 힘든데 다 알면서 앞에서 뻥치는 사람 있음 어떻겠냐? 그냥 때리고 싶지. 그만큼 사람 기분나빠지게 하는말을 내가 왜 해?"

"...뭐야, 그럼 진짜야?"

"진짠지 아닌진 니가 결혼식장가서 확인해보면 되지"


조언을 받긴 받았는데 왜 이렇게 찝찝한지.. 아, 나도 이제 모르겠다. 결혼식날, 그래. 너랑나, 이제 끝장을 보자.


결혼식날, 재환이형의 도움으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재환이형이 아는 후배라며 데려온 여자가 해준 화장도 잘 먹었다며 어찌나 여자가 좋아하던지..

그 사람이 왜 좋아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거울로 비춰진 내 모습도 내가 보기에 꽤나 만족스러웠다.

갈색 웨이브진 긴머리 가발에 흰 원피스. 마지막으로 너와 같이 맞춘 우정팔찌까지 끼고 단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이제, 끝장을 볼 차례였다.

준비가 좀 늦게 끝났던건지 식장안엔 이미 사람들이 가득했고 너와 여자분은 나란히 서서 주례를 듣고 있었다. 너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계속해서 웃고있었다.

심호흡을하고 식장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주례사의 앞까지 가서 너의 손을 덥썩 잡았다.

너는 날 바라보곤 놀란것 같았다. 아마 내가 누군지 몰라서 그랬겠지. 너는 계속해서 니 앞에 있는 날 빤히 바라봤다. 

니 옆의 여자는... 쳐다보기 무서울정도로 인상이 굳어있었다. 여자는 아마 자존심이 무척 센 여자인 듯 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이 결혼 무효라며 니 뺨을 내리치곤 그대로 식장 밖으로 나갔다. 너는 사람들이 어수선해진 틈을 타서 날 잡고 뛰었다. 단화여서 망정이지 구두였음..한번도 신어보진 못했지만 누나 둘을 어렸을때부터 봐온 터라 이해가 갔다.

급한대로 비상구로 날 밀어넣은 너는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숨을 골랐다.


"이홍빈 예쁘네"


모를꺼라 생각했는데 니가 알아보니 놀라서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봤다.


"어떻게 알았어?"

"바보냐, 그 팔찌 디자인 내가 했거든."

"아..맞다..."

"집에가자. 데려다줄게"

"...응"


이대로 끝인걸까, 솔직히 니가 날 알아봐줘서 말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짧은시간 수도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없이 집에 데려다준다는 니 말에 나는 재환이형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노을이 비치는 거리, 우리둘은 아무말도 없이 걷다 어색한 기분이 싫었는지 너는 내게 말을 건넸다.


"야. 이홍빈"

"왜"

"나 결혼하고 싶다."


멈춰섰다. 니 입에서 결혼이란 말이 나왔다. 그럼 난.. 난 뭐가 되는데...


"..뭐?"

"나 결혼하고 싶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널 보며 난 괜시리 울적해졌다. 그 여자보다 내가 먼저 널 좋아했고, 그 여자보다 널 더 사랑했음 사랑했지 덜 사랑했단 생각은 전혀 한적이 없었다.


"..가"

"너 우냐? 왜울어?"

"가라고! 그 여자한테 가서! 다시 결혼하자 말하라고!"


너는 당황스러웠는지 내 고개를 들려했고 나는 뿌리치며 소리쳤다.너는 벙찐채 가만있더니 수트가 구겨지는것도 모른채 쭈그려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와 눈을 맞췄다.


"누가 그 여자한테 간대"

"결혼한다며"

"다른 여자랑 할껀데"

"...뭐?"

"다른여자."

"그래..그럼 가봐, 다른여자 잡으러. 난 간다."


쭈그려 앉아있던 널 뒤로한 채 그대로 걸으려 했다. 

하지만 내 팔을 잡아오는 너때문에 멈춰섰고, 나를 돌려세우는 너 때문에 다시 너와 눈을 마주쳐야 했다.


"잡으러 갈 필요 없는데"

"뭐?"

"여깄잖아. 다른여자."


눈꼬리에 눈물을 매단채 너를 쳐다봤고 너는 웃으며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재환이 형한테 얘기 들었어. 그래, 우리 너무 돌아돌아 만난것 같다. 이제부터 쭉. 스트레이트로 가자. 사랑해 이홍빈"


그러곤 내 코에 다시 입맞춤하며 날 다시 쳐다봤다. 어버버거리는 내 모습에 너는 이마를 한대 콩 쥐어박더니,


"오늘은 다른사람 눈치 안보고 좋네"


길거리였다. 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봐도, 손가락질해도 오늘만큼은 너무 행복했다.

내 입안으로 들어오는 너. 너무나도 달콤해서 꿈이었다면 절대 깨고 싶지 않았다.


-Fin-


소재 주신 빚쟁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글 읽어주시는 분들과 응원해주시는 분들.페럿님, 택에넨님.신알신 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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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오오 소재완전ㅠㅠㅠㅠㅠ랍콩행쇼ㅠㅠ잘보고 가요ㅠㅠㅠ
11년 전
천사와악마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또 오세요~:)
11년 전
천사와악마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또 오세요~:)
11년 전
독자2
으어어ㅓ........소재봐요...이게뭔가요....짱짱...bb 랍콩 행쇼!!!!
11년 전
독자3
아마따마따 저 페럿입니당@.@
11년 전
천사와악마
으아!!! 페럿님 안녕하세요!!!ㅎ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ㅠ다음번에 또 놀러와주세요~~ㅎㅎ:)
11년 전
독자4
요즘 못들려서 미안해써여 ㅠㅠ 자주 들릴깨용@.@
11년 전
천사와악마
아유 ㅠㅠㅠ 아니예여!!! ㅎㅎㅎ 또 오세요~~:)
11년 전
독자5
감상문비쨍이얗 소재대박이다.........콩이....여장....보고싶닭........
11년 전
독자6
재밌게보고있어~!!
11년 전
천사와악마
아이쿠!! ㅎㅎㅎ 다른분이 주신 소재라 거기에 살짝만 올렸지 ㅎㅎㅎㅎㅎ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나중에 또놀러와요 감상문 빚쟁아!!! ㅎㅎ
11년 전
독자7
응응!!!나신알신도해써!!!헿ㅎ
11년 전
천사와악마
우아ㅠㅠㅠ고마어 고마어ㅠㅠㅠㅠㅠㅠ 사랑해!!!♥♥♥ ㅋㅋㅋ
11년 전
독자8
천사와악마에게
응응!!!올라오는것들다 재밌게보껳♥

11년 전
천사와악마
8에게
흐힣 봐주면 그걸로 감사하짛ㅎㅎㅎㅎ 나중에 또 댓글로 놀쟈!!♥♥♥♥♥ 엔뇽~~~

11년 전
독자9
랍콩 너무좋아ㅠ♥♥
11년 전
독자10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랍콩행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1
랍콩.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사랑해여ㅠㅠㅠ
11년 전
독자12
랍콩진짜행쇼ㅠㅠㅠㅠㅠ느무됴아
11년 전
독자13
헐와이거쩐다ㅋㅋㅋ왜지금봤지...
10년 전
독자14
랍콩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작가님 감사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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