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형견 텍파는 100편 가량 작업이 끝난 상태입니다. 이제 약 90편 정도 남았네요.
대형견썰은, 앞으로 2편밖에 남지 않았고요.
사실 요즘 대형견썰을 쓰려다가 멈칫하는 경향이 있긴합니다만, 그래도 안 쓸 수는 없겠죠.
저 스스로도 많이 아쉬운가봐요. 이 느리고 느린 썰이 천천히 끝을 맺어가는 게.
대형견 완결 직후, 올해 안에 메일링 진행하겠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준아. 정말 괜찮아?
응. 괜찮아. 조금, 아쉽긴하다.
이제는 오후에도 입을 벌려 숨을 뱉어내면 하얀 입김이 나올정도로 온전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은 윤기가 버석하게 말라오는 입술을 혀로 축인 뒤에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내리고 맨 손으로 남준이의 뺨을 한 번 쓰다듬었으면.
남준이 너는 손 차가워진다고 말하면서도 윤기의 손바닥에 얼굴을 부볐으면 좋겠다.
조금 더 많은 가사들을 쓰고 싶었는데. 아쉽다.
걱정어린 눈으로 자신을 올려보는 윤기와 눈을 마주치며 씩 웃은 남준이의 한 손에는 사직서라고 적힌 종이봉투가 쥐어져있었으면 좋겠다.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사직의 이유로는 청력의 문제를 말한 뒤 관련된 서류를 모두 제출하고 나온 남준이가 멍하니 흐린 하늘을 올려보았으면 좋겠다.
윤기는 그 옆에서 가만히 서 있었으면.
구름의 모양마저 보이지 않는 그저 회색의 하늘을 올려본 남준이가 윤기가 자신의 손 끝을 조심히 그러쥐자 그제야 고개를 내렸으면 좋겠다.
날이 춥다, 주인아.
어.
나 핫초코 마시고 싶어.
카페 가?
아니. 집에서 마실래.
집에 핫초코 가루 다 떨어졌을텐데. 그럼 집 앞 카페에서 사서 들어가던지.
응. 그건 좋아.
윤기 너는 손을 들어 남준이의 오른쪽 귀를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힘내달라는 듯이 아주 조심스럽게.
아, 나. 잠깐만.
왜. 또 어지러워?
조금. 심하진 않아. 심하지는 않은데…, 그냥, 조금 어지러웠어. 지금 또 괜찮아.
요즘 이명이 자주 일어나네.
그러게.
길을 걷다가 남준이가 윤기의 어깨를 감싼 채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면서 조금 힘이 빠진 얼굴로 웃었으면 좋겠다.
이명이 울릴 때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던터라, 잠시 윤기의 입술만을 바라봤다가 천천히 다시 오른쪽 귀가 들리기 시작하자 길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윤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가, 남준이의 손만 더 꽉 그러쥔 채로 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으면.
남준이 너는 와중에 제 손이 아플까 천천히 힘이 빠지는 하얀 손을 더 단단히 마주잡았으면 좋겠다.
손 끝이 새하얗게 질릴정도로.
주인아.
어.
내 이름 불러줘.
준아. 남준아.
내, 강아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들리는 말에 윤기는 느릿하게, 또박또박 남준이의 이름을 불렀으면 좋겠다.
눈을 감고 있던 남준이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고, 윤기의 허리를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괜찮아. 나 아직 잘 들려. 주인의 목소리.
윤기는 그 말에 답하지 않고 그저 남준이를 마주 안았으면 좋겠다.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기도 했으면 좋겠다.
연말에, 여행이나 갈까?
어디로?
어디든.
외투를 벗어내리며 하는 윤기의 말에 남준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사람이 없고 조용한 곳.
조금 더 우리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윤기가 다시 손을 뻗어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 남준이 너는 윤기의 손목을 잡아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으면 좋겠다.
일찍 찾아온 겨울의 밤을 또 한 번 같이 맞이했으면 좋겠다.
준아. 일어나.
이제는 남준이가 먼저 일어나는 것이 마냥 당연한 일이 되지 않았으면.
느릿하게 눈을 뜬 윤기가 고개를 돌렸다가 세상 모르고 곤히 자는 남준이를 보며 작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가 손을 뻗어 남준이를 깨웠으면.
어깨를 흔들며 몇 번이나 남준이의 이름을 불렀으면 좋겠다.
그러다 남준이가 천천히 눈을 떠 자신의 시선과 마주했을 때 다시 남준이의 이름을 부르려다가,
살짝 당황한 듯 보이는 남준이의 표정에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느꼈으면.
잠시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가 남준이가 잠긴 목소리를 겨우 내었으면 좋겠다.
주인아.
불러줘, 내 이름.
남준이의 말이 끝나고서는 잠시간의 정적이 흘러서야, 윤기 너는 남준이의 이름을 천천히 말했으면 좋겠다.
준아.
응, 주인아. 괜찮아. 나 아직 들려.
가만히 있던 남준이가 씩 웃으며 하는 말에 윤기는 아무 말도 못 했으면.
그러자 남준이가 정말이라며 눈을 감고는 또 한 번 불러보라고 했으면.
조금 떨리던 나직한 부름 뒤에 바로 따라오는 남준이의 대답에, 그제야 윤기는 쿵쿵 존재를 알리는 심장을 눈치챘으면.
굳었던 윤기의 표정이 조금 풀리자 남준이 너는 그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으면 좋겠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 아래로 자리한 하얀 얼굴이 햇빛을 가득 머금은 것을 바라보다가 조심히 손을 뻗어 윤기의 양 뺨을 감쌌으면.
두 손으로 소중하게, 윤기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눈을 맞추었으면.
안 울기로 했잖아.
안 울었잖아.
거짓말. 울 것 같은 얼굴이었어, 주인.
...
윤기가 남준이의 말에 그저 두 손을 올려 남준이의 손목을 잡아 내리려고 했으면 좋겠다.
순순히 두 손을 내린 남준이가 윤기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마른 허리를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울지마, 주인아. 울어도 내 눈앞에서 울어줘.
더 나중에 나는, 주인이 뒤에서 우는 걸 모를테니까.
위로라도 할 수 있도록, 숨기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그래줄거지, 주인아.
약속했잖아, 나랑.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고 온 날,
예전보다 오른쪽 귀의 청력도 많이 나빠졌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
남준이의 회사 사직과 곡을 그만 만들기로 결정했던 날.
윤기의 눈시울이, 잔뜩 붉어졌던 그 날.
남준이는 자신의 억지로 맺어놓았던 약속을 다시 꺼내보이면서 윤기를 한없이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안 울거야.
응.
안, 울고 있잖아.
나 괜찮아, 주인아.
자신의 눈가를 다시 엄지로 쓰다듬으며 말하는 남준이의 말에 윤기는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애써 진정시키며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으면 좋겠다.
나중에, 내가 너의 등을 바라보며 이름을 불러도 네가 못 듣는 날이 온다면 나는 네 어깨를 두드리면 돼.
네가 음악을 듣지 못한다면 어떤 곡인지 내가 설명을 해주면 돼.
네가 내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해도 우리는 입술모양으로 대화를 나누면 돼.
그러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나도, 괜찮아.
윤기가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남준이의 손을 잡아 내리면서 나직히 말했으면 좋겠다.
남준이 너는 윤기의 그 말이 꼭, 너에게 건네는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 다짐하는 말 같다고 느껴져서 그저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응. 괜찮아, 우리.
그리고 윤기의 마른 어깨를 품에 또 한 번 가득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한참을, 서로에게 기댄 채로 끌어안고 있었으면 좋겠다. 마른 등도, 어깨도, 새어나오는 감정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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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귀여운 글씨와 그림 감사드립니다. ♥
예쁜 글씨 감사드립니다. ♥
귀여운 글씨와 그림 모두 감사합니다. ♥
귀여운 남준이 그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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