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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징어] 어서오세훈! 종대라떼 판다카이 17
(+소듕한 BGM 춫천 감사합니다!)
"내가 대학 졸업하고 회사 들어갔으면 지금 너보다 돈 많이 벌었을텐데."
"에이.. 그건 아닐걸?"
"그럴걸."
"아닐걸?"
"아빠 버프 받았을걸?"
"그랬겠네.."
오늘은 내가 퇴원하는 날.
는 멀쩡한데다가 짐도 없는데 왜 이렇게 우르르 몰려와 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박찬열과 도경수는 고사하고, 김종인을 뺀 고딩라인은... 그래. 그렇다고 치자.
같이 있던 날에 다쳤으니까, 도경수 친구니까 그렇다고 치자.
"한국 병원 처음 와봐!"
너는 왜 여기있냐고 황자도.
올거면 혼자 조용히 오던가, 그놈의 엑소 멤버들을 우르르 끌고 들어오는 통에 여기는 시끌벅적하다.
레이는 오자마자 누워있는 내 손을 붙잡더니
"항궁말.. 잘 모태.."
"알아요."
"加油... 살 쑤 이쏘.."
"나 안 죽어요."
나를 죽을 병에 걸린 사람 취급을 했다.
이게 다 박찬열 때문이다. 시발 도대체 말을 어떻게 해놓은거야..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고딩들은 곧 체육대회인지 축구 이야기가 한창이다.
나는 고등학교 다닐 적에 체육대회라면 치를 떨었다.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뭐, 김종대는..
아. 아니야.
"누나 나 이거 먹어도 돼요?"
"야 내가 그거 너 먹으라고 산거 아니거든!"
"에이 잘생긴 형이 좀 봐줘요~"
"너 뭘 좀 안다?"
박찬열과 변백현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말도 안될만큼.
박찬열이 쓸데없이 허세가 심해서 그렇지 사실 자기애가 강한 녀석이라 칭찬에 굉장히 약한데
몇분간의 대화를 통해 변백현은 그걸을 모두 파악한 듯 하다.
계속 바빠질 것 같다는 민석이에게는 해가될까 싶어 입원사실을 숨겼고,
카페 운영은 엄마와 준면이에게 전적으로 맞겨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박찬열이 가져다준 사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병실 문을 나서기만 하면 됐다.
근데 유명 아이돌 셋에, 고딩 넷에 그냥 남자사람 하나까지 대동하고 나가면 이목이 집중될 것이 뻔하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 다시 침대 위로 엎어졌다. 귀찮아.
"아프단거 다 개구라고 존나 잠만 잤나봐요. 얼굴이 두배가 됐네."
"니 시발 그 입 안다물어?"
"장난."
김루한은 여전히 재수가 없다.
처음 병실 문을 열자마자 시비를 계속 걸어오던 녀석은 내가 반응이 없자 축구 얘기에 집중한다.
그래도 걱정은 됐던건지 개인톡으로 안부를 물어오기도 했었다.
'아픔?' '다침?' '대답 안함?' 'ㅅㅂ'
뭐 이런 내용이라는게 함정이다만.
만사가 다 귀찮다. 병원 침대 누가 불편하대 겁나 편하구만.
이불을 아침마다 갈아주시는데 냄새도 너무 좋고, 여기서 살고 싶다.
누워서 발만 동동 굴리는데 누가 내 양쪽 발목을 턱 잡는다.
누가 내 소중한..
"야."
존나 재수똥이다.
"나 너보다 나이 많다고 안했나?"
"알고 있어."
"그럼 야, 가 아니라 누나. 해야지. 먹은거 다 키에 쏟아붓느라 개념은 팔아먹었나."
큰 키를 가진 크리스를 아래에서 턱만 들어 보자니 목이 아파온다.
대답이 없기에 포기하고 다시 고개를 파묻는데 머리 위로 뭔가 툭. 떨어진다.
"Read it."
퉁명스레 말하곤 타오에게 향한다. 타오는 정신연령 검사를 좀 해봐야할 것 같다.
금세 고딩들이랑 친해져서 손짓 발짓까지 해가며 이야기하던 타오를 한번에 일으키고 끌고 나간다.
매니저는 어디다 팔아먹고 왔나 얘네는.
병실 문을 열고 나가면서도
"잘가~ 다음에 봐~"
문이 닫힐때까지 팔을 휘저어 팔 잘릴 뻔 했다.
쟤는.. 피곤해.
그나저나 이게 뭐람.
작은 상자의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확인한 나는 배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구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 산건지 하나도 안 예쁜 귀걸이와 구깃구깃 접혀있는 쪽지.
여러번 썼다 지웠는지 전체적으로 검게 번져있는 종이에는,
'오해 미안.'
아 존나...
귀여운 구석이 있네.
"야 박찬열. 너 크리스 번호 알지."
"걔 번호는 왜."
"줘봐"
"왜."
"얼른."
"왜."
"뒤질래?"
"미안."
박찬열에게 받은 번호를 토대로 크리스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냈다.
'감사ㅎㅎ 근데 귀걸이 너가 샀어? 하나도 안예쁘당'
아 재밌어!
내가 핸드폰을 붙잡고, 한손에는 상자를 든 채로 데굴데굴 구르니 고딩들이 한심하게 쳐다본다.
너네가 그렇게 봐도 어쩔 수 없어, 이건 진짜 존나.. 재밌단말야.
"너네 누나 미쳤어?"
"그런 것 같아.."
오세훈의 질문에 뒤이어 들린 경수의 대답은 애써 무시했다.
"걔랑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재미가 있어."
"꼴에 디렉터라고 신경쓰는 것 봐라. 해 안끼칠게요~"
"뭔소리야?"
"뭐가?"
"내가 왜 디렉터야."
"너 디렉터잖아."
몇번의 말장난이 계속되었다. 도대체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지?
화를 돋궈서 지가 여기 입원하겠다는 심보인가?
박찬열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손바닥을 주먹으로 탁 친다.
그리고 핸드폰을 켜 몇번의 터치를 반복하더니 내 눈 앞에 화면을 들이민다.
'안녕하세요, 종대 팬페이지 'CARD CAPTURE CHENY'의 홈마스터입니다.'
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은 내가 종대가 가고 난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올려뒀던 글이다.
요새 차근차근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종대의 팬페이지는 앞으로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을 누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니, 그래서. 이게 뭐 어쨌다고.
"나도 그만뒀어."
"왜?"
"너 몰라?"
"뭘?"
"진짜 몰라?"
"아니 시발 뭘!"
"헐.."
망연자실한 듯 두 팔을 축 늘어트린 박찬열은 갑자기 급하게 짐을 싸기 시작했다.
열심히 담소를 나누던 고딩들도 그에 동조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짐을 들었고,
타오가 가져다준 방수팩과 내 카메라는 자연스레 박찬열의 손에 들렸다.
영문을 알 수 없는 행동에 나는 굉장히 당황해야 했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나를 비롯한 고딩들은 입을 쩍. 벌린다.
"이거 형 차... 맞아요?"
"응!"
아우디 Q7 3.0 TDI 콰트로 다이나믹. 차에 관심이 많은 나는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컴포트 시트를 장착해 6인이 거뜬히 탈 수 있게 만든 차. 근데 이거 박찬열 월급으로 가땅키나 해?
박찬열은 익숙하게 차 문을 열고 서 있던 우리들을 밀어넣었다. 나는 강제로 조수석에 태워져야 했고.
SM 월급 이렇게 많이 줘?
내부를 만지작 거리는 녀석들이 신경도 쓰이지 않는지 박찬열은 폭풍처럼 운전을 했다.
나야 얘가 이러는 이유를 알 수가 없어 가만히 있어야 했고.
"너네 경수 집 앞에 세워주면 알아서 갈 수 있어?"
"네!"
"그래."
저기 경수네 집 아니고 우리 집인데.
우리 집이라고.
"형 안녕히 가세요!"
"형 놀러와!"
차 문은 닫혔다.
나는 내리지 못했다.
내리려 하자 차 문을 잠궈버리는 박찬열이다.
이따위 것 풀어버리면 그만이라 생각하고 잠금장치를 풀었더니만 또 잠군다.
이렇게 몇번을 반복하니 온 몸에 피로가 가득한 내가 먼저 포기하게 되었다.
"카페에 지금 누구 있지?"
"오후 파트 알바생들이랑.. 엄마."
"카페로 가자."
그 후로는 말이 없었다.
이제 거의 포기상태인 내가 몸을 시트로 기대자, 버튼을 조작해서 뒤로 밀어준다.
지금 니가 하고싶은게 도대체 뭔데.. 나는 그저 아련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요새 내가 너무 고분고분해진 것 같기도 하고, 이참에 확.
"이거 봐."
신호등이 멈추자 한참을 뒤적이던 박찬열은 내게 종이 뭉치를 건넸다.
귀하의 이직... 이직? 이지이이이익?
종이 뭉치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직 권유와 이직을 하게 된다면 주어질 현란한 혜택들이었다.
아빠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인데, 그렇게 들어가기가 힘들다고 그러던데..
나도 인턴 씨발 떨어진 적도 있는 그 회사가, 박찬열을?
"날짜도 봐."
종이 뭉치가 두껍다고 했더니, 굉장히 여러번 시도를 했나보다.
작년부터 달마다 한번씩 제안을 했다는 소리인데, 근데 왜 이걸 거절하고 있었던..설마.
"야 너 설마."
"이제 눈치 안보려고."
얼빠진 나를 두고 박찬열은 초록불이라며 운전을 계속했고, 머지않아 카페에 도착했다.
나는 여전히 말문이 막혀 꼼짝도 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 뭘 들은거야.
자기 혼자 푸하하 웃더니 박찬열은 먼저 내려 내쪽 차문을 열었다.
팔목을 잡고 차에서 나를 끌어내린 박찬열은 휘청대는 나를 보다가 안되겠는지 두 어깨를 감싸안는다.
보통때 같았으면 손 떼라고 소리를 질렀겠다만.
나 지금 숨은 쉬고 있어?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오늘따라 크게 들린다.
내가 지금 걷고있는지, 아님 들려서 이동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박찬열이. 나를 좋아해?
"너 심장마비 걸릴까봐 먼저 설명하고 들어갈게."
"어..."
"고2때. 너가 그랬잖아. 결혼은 너보다 능력있는 남자랑 할거라고.
그래서 나 1년만에 5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려서, 겨우 너랑 같은 학교 갔잖아."
"그..그랬던가.."
"너때문에 돈 왕창 준다는데도 적은 월급 받으면서 참았는데, 이제 안 참아.
김민석이고 뭐고 김종대건 뭐건 나도 이정도 참았으면 됐어."
그리곤 카운터를 보고 있는 엄마에게로 걸어간다.
물론, 내 손목을 잡고.
놔, 놔 이새꺄.
물론, 입 밖으로 소리내지는 못했고.
"어머님. 안녕하세요!"
"찬열이 왔네? 퇴원 잘 하고 왔..."
갑자기 박찬열은 무릎을 꿇는다.
야, 여기 우리 카페 거........
"따님을 제게 주세요!"
미친놈아.
+
찬열이 차.
잘빠졌땅.. 예쁘당..
겁나 비싸고.. 예쁘고.. 5인승이지만.. 컴포트 시트 장착하면 6인.. 뒤에 돗자리 깔면 10인승도 될듯여..허허.
오늘의 영업왕 박찬열씨.
사랑해요.
흥.
이거나 먹으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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