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ㅋㅋㅋㅋ메모장에 있는 글 복붙 하려고 했는 데 갑자기 암호가 안 풀려서 작가가 식겁했다는 건 안 비밀ㅋㅋㅋㅋㅋㅋ그리고 드디어 10화를 연재해요!!!!! 제가 열개나 글을 쓰다니!!!!!!! 꺄홋!!!!!!! [이전 이야기 : 아주 단 잠을 잤던 것 같았음. 꿈에는 엑소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엑소가 다녀간 뒤로 삼일이 지났음. 나징은 삼일동안 죽어라 일만 했음. 아, 생각해보니 내가 뭘 하는 지 다른 징들한테 말을 안했구만. 나징은 무대 연출에 관심이 많음. 쉽게 말하자면 무대 위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일에 관심이 많음. 그래서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무대란 무대는 다 돌아다님. 그리고 얼마 전엔 드디어 내 힘이 빛을 발해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오프닝과 엔딩 무대 연출까지 맡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자랑임. 암튼 무슨 복이 터졌는 지 그 뒤로 몇몇 국내 페스티벌이나 런웨이 무대 외주 연출까지 맞게 되었음. 그래서 그 일 정리하느라 정신없었음. 그리고 오늘에서야 숨통이 트일만해서 오랜만에 영화나 보려 나가려고 계획 하던 중이었음. 그러나 어김없이 내 핸드폰은 오빠의 전화로 핫플레이스가 되었음. "왜. 나 영화 보러 갈거야." "어쭈, 이제 다 컸다 이거냐. 됐고. 영화 보러 나올 거면 그 뭐시기냐, 접때 종대 옷 세탁해놨던 거 가져와." "왜? 만났어?" "아니. 지금 민석이 만나고 있어. 민석이한테 전해주게. 아, 그리고 올때 내 방에 조그만 쇼핑백 있어. 그거 가져와. 안에 영양제 들어 있는 거. 너 차 끌고 올거지? 문자로 주소 찍어서 보낼 테니까 글로와. 끊는다." "야, 오빠. 야!!" 오빠는 지 할말만 하고 전화 뚝 끊음. 뭐 이런 놈이 다 있다냐. 허참. 심야 영환데 마주칠 사람이나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나징은 옷 대충 입고 물건 챙겨서 나갔음. 근데 나갈 때 퇴근하는 아빠 만남. 아빠가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수표 두장 줌. 아싸ㅋㅋㅋㅋ짱 좋아. 아, 이럴때가 아니지. 빨리 가야지. 차를 타고 나온 서울 시가지는 참 많이 밀렸음. 특히 오빠가 있는 압구정로는 어어어엄청 밀렸음. 아. 차 밀리는 게 제일 싫어. 거북이 걸음으로 집 출발한지 삼십분만에 드디어 오빠가 있다는 곳에 도착했음. 근데 간판이...곱창? 헐? 뭔가 민석이랑 이미지가 안 맞아. 어쨌든 차를 주차하고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음. 이층 11번 룸에 있어. 거기로 와. 안에서 기웃거릴 때 마침 오빠한테 문자가 왔음. 나징은 일단 이층으로 올라갔음. 이층은 죄다 간이 칸막이가 쳐져 있는 곳 이었음. 칸막이 에 쓰여진 숫자 중에 11을 찾아서 쭉쭉 들어가니까 제일 안쪽이 11번 이었음. 근데 이걸 노크 해, 말아? 그냥 들어가도 되겠지? 나징은 천으로 되어있는 칸막이를 살짝 붙잡고 들어 올렸음. 들어올린 칸막이 맞은편에 날 보고 눈이 커진 민석이가 있었음. "어?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왔냐? 야, 칸막이 내리고 빨리 들어와." 오빠는 날 잡아 당기고 칸막이를 잽싸게 쳤음. 안그래도 여기까지 오는 데 팬들 달라 붙어서 힘들구만. 여기에 엑소 시우민 있어요~할 일 있냐? 오빠는 곱창을 뒤집으며 불만을 토로했음. "하여튼, 옛날부터 인기있는 애랑 다니지 말라 그랬어." 오빠는 멋쩍게 웃는 민석이 앞으로 잘 익은 곱창 몇점을 주면서 말했음. 뭐야, 이게 츤데레야? 말로만 듣던?! 좋군?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미 상은 거하게 차려져 있었음. 남자 두명이 먹기에 아주 많아 보이는데? 거기가 왠 곱창이야. "근데 올거면 좀 괜찮은 데로 오던가. 왜 하필 곱창?" "야야, 얘 곱창 귀신이야." 오빠가 민석이를 가리키면서 킬킬댔음. 민석이도 곱창 맛있어요. 이러고 하하 웃었음. 잘 안 어울리게 생겼는데...왠지 커피 잘 내리게 생겼단 말이지. 암튼 겉으로는 나도 웃으면서 오빠 돈 많으니까 오늘 많이 사달라고 하세요. 라고 대답했음. "야. 나 가난한 의대생이거든?! 무슨?! 나 오늘 얘한테 밥 사달라고 할건데?!" "거짓말 하지마. 오빠 용돈이 얼만데. 내가 다 알거든?" "아녜요. 오늘 제가 살거예요. 동생분도 드시고 가실래요?" 오빠랑 나랑 투닥 거리고 있으니까 민석이가 수저통에서 수저 한벌을 꺼내려고 했음. 내가 극구로 거절 하려고 했는데 오빠가 먼저 제지함. "얘 영화 보러 간대. 냅둬. 그리고 얘 먹으면 한없이 먹는다. 식비 장난 아냐." "오빠!" 오빠가 얄미운 표정으로 내가 뭬~ 이럼. 아...진짜. 팰수도 없고...아... "가져오란 건 가져왔어?" "으이구. 여기." 내가 오빠 째려보면서 쇼핑백 건넸음. 오빠가 내용물 확인 하더니 흡족한 미소를 지었음. "심부름은 또 엄청 잘해, 얘가." 이게 칭찬이야, 뭐야. "여기. 이거는 니꺼야. 영양제. 매일 한 알씩 먹어. 피로 풀릴거야." 근데 내가 황당해 하든 말든 오빠는 여전히 민석이에게 츤츤거림. 어휴, 그놈의 츤데레. 보기 좋다ㅎㅎㅎ앞으로도 쭉 부탁 드릴게요, 오라버니ㅎㅎㅎ "그럼 나 갈게. 민석이오빠도 안녕히 계세요." 내 입에서 서스럼없이 '오빠'라는 호칭이 나오자 우리 오빠가 난리남. "야!!! 너 그렇게 함부로 남한테 오빠라고 하지마!!! 징그러워!!!" 얘 왜 이래. 오빠는 얼굴을 붉히며 반대했음. "야라고 할 순 없잖아. 오빠도 적당히 놀고 들어와. 오빠 친구분도 쉬셔야지." "얼씨구. 내 걱정은 안하고 외간 남자 걱정만 하냐? 하여튼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였어." 뭐래. 지가 나 키웠나. 내가 말끔히 오빠의 호들갑 무시하고 내가 인사하고 나왔음. 민석이가 잘가요. 라고 인사해줌. 와, 우리 오빠 부럽다. 민석이랑 친구라니. 나징은 속으로 한없이 우리 오빠 부러워 하면서 차로 돌아와 시동 걸었음. 기어 풀고 출발하려 하는 데 오빠한테 전화가 다시 옴. "또 뭐!!" "아, 고막. 됐으니까 너 영화 몇시에 끝나?" "열시 영화니까 열두시 안돼서 끝나겠지. 왜." "아, 잘 됐네. 우리 이차까지 갈 생각인데 나 차 안 끌고 왔거든. 니가 와서 우리 기사 좀." "...내가 셔틀이냐. 부르면 오게?" 그런데.오빠의 목소리가 작아짐. "민석이랑 술도 마실거야. 연예인 술 취한 모습 볼 수 있으니까 잔말 말고 와라." 전화는 끊어졌음. 뭐? 뭐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면 당연히 오예하고 가지!!!! 오빠 기다려!!! 나징은 눈누난나 하면서 영화 보러 갔음. 영화 시작 십분전에 겨우 도착해서 부랴부랴 팝콘과 콜라 사들고 올라갔음. 심야 영화라 그런지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음. 나징은 어둠을 헤치고 내가 선예매 해놓은 자리인 제일 뒤쪽 가운데로 들어갔음. 액션 영화라 그런가 내가 예매한 열에는 아무도 없었음. 음. 좋아. 영화는 곧바로 시작했음. 영화가 시작한 지 십분정도 되었나. 그때 두 사람이 영화관 안으로 들어옴.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는데 실루엣이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였음. 근데 내가 앉은 자리 근처까지 쭉쭉 들어옴. 잠깐만. 설마 여기자리까진 오지 않겠지. 에이. 빈 자리 많은데 딴 데로 가지. 그러나 나징의 예상은 들어맞았음. 내가 앉은 열까지 옴. "어?" "어?" 그런데 가까이 온 남자는 세훈이였음. 얼레? 아까 뒤에 있던 사람 여자 아니었나? 그럼 데이트??!!! "안 들어가고 뭐해." 그러나 내 예상을 깨고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음. 목소리의 주인공은 도경수였음. 세훈이는 날 보고 놀란 듯 했지만 바로 내 옆자리에 들어와 앉았음. "누나 여기서 뭐해요?" 세훈이가 조그만 목소리로 나한테 물어봤음. 나징은 시간 좀 나서 영화 보러 왔어요. 세훈씨도요? 라고 조그맣게 대답해줬음. 세훈이는 고개 끄덕끄덕 거렸음. "저는 경수형이 같이 보자고 해서 왔어요. 그리고 존댓말 안 써도 돼요, 누나." 세훈이는 싱긋 웃으며 대답해줬음. 영화 잘 봐요, 누나. 세훈이 등받이에 편하게 기대며 말했음. 영화가 한참 중반을 달리고 있을 무렵이었음. 영화는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참 지루했음. 나징은 그냥 팝콘 먹는 재미로 영화를 보고 있었음. 하품을 한 두어번 했을까, 내 어깨로 묵직한 무언가가 기대어 왔음. 깜짝 놀란 내가 고개를 돌리자 내 코끝에 금발 머리카락이 닿았음. 세훈이가 졸다가 내 어깨로 기대온 거였음. 내가 멀뚱멀뚱 세훈이의 머리를 쳐다보자 경수가 시선을 느꼈는 지 이쪽으로 눈을 돌렸음. 허공에서 우리 둘의 눈이 마주치고 경수의 커다란 눈이 더 커졌음. 경수가 세훈이 어깨에 손을 얹고 흔들어 깨우려는 제스처를 취했음. 나징은 급하게 그 손길을 제지했음. 괜찮아요. 입 모양으로 말한 나징은 살짝 웃어보였음. 경수도 당황한 눈치였지만 손을 거두고 나와 세훈이를 흘끔거리다 이내 다시 영화에 집중했음. 하지만 멜로 영화나 뭐, 기타 등등의 영화에서 나오는 이 설레는 장면은 그냥 가상이기 때문에 쉬워보이는 거였음. 나징 한 십오분 지나니까 어깨가 저려오기 시작했음. 게다가 나징은 라지 팝콘 하나 사면 영화 끝날 때까지 기필코 다 먹는 데 지금은 반도 넘게 남아 있었음. 먹고 싶은데 먹으면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세훈이가 깰까봐 도저히 먹지도 못하고 나징은 슬프게 팝콘통만 바라봤음. 흡ㅠㅠ아까워ㅠㅠ먹고 싶어ㅠㅠ 그렇게 한시간 사십분짜리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음. 영화관 내의 조도는 앞을 분간할 정도로 살짝 밝아졌음. 그러나 세훈이는 그때까지도 곤히 자고 있었음. 내가 깨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으니까 경수가 터프하게 세훈이 어깨 잡고 흔듦ㅋㅋㅋㅋ. 나는 소중해서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하는 걸 경수 너는 막 건드는 구나ㅋㅋㅋ "...예?! 아..." 세훈이는 진심으로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깼음. 어벙벙한 표정을 짓다가 스크린에 뜬 엔딩 크레딧을 보고 정신이 좀 돌아온 듯 했음. "어. 죄송해여, 누나. 나 언제 잠들었지? 왜 저 안 깨웠어여?" 세훈이가 얼굴을 문지르면서 웅얼웅얼 거림. 그러나 경수는 조금의 자비도 허용하지 않고 바로 세훈이를 일으켜 세웠음. 그런데 세훈이는 여전히 잠에서 덜 깬건지 경수 따라 나가다가 스텝이 꼬였음. 순간 내가 세훈이의 허리를 껴안았음.
"아. 미,미안해요." 내가 후다닥 세훈이의 허리를 묶었던 팔을 풀고 뒤로 물러섰음. 세훈이도 정신이 번쩍 든건지 나한테서 뒷걸음질 쳤음. "에. 괜찮아여. 가,가여." 세훈이가 헛기침 하면서 먼저 내려갔음. 나징은 속으로 엄청 좋아하면서 세훈이 따라 문까지 걸어갔음. "근데 저분이랑 무슨 사이...?" 사람이 없는 영화관 복도를 걸어 나올 때 경수가 세훈이 어깨를 툭툭 치면서 나에 대해 물어봄. 세훈이가 저번에 종대 형 아이폰 가지셨던 누나예요. 라고 대답해 줬음. "아. 그때 한강에서 농구 같이 하셨던 분? 안녕하세요. 엑소에서 디오를 맡은 도경수입니다." 경수는 차분한 목소리로 고개를 까닥 하며 인사했음. 이미 나랑 농구했던 엑소 엠 멤버들이 나에 대해 말을 했던 건지 경수는 알고 있었음. 나징은 경수한테 목인사하며 조그만 목소리로 세훈이한테 저 알고 계신 거예요? 라고 물어봄. 그랬더니 경수가 듣고 날 힐끔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렸음. "엠 형들이 누나랑 농구한 거 말해줬어여. 근데 반말 하라니까여? 그때 나한테 잘 했잖아여." 세훈이가 경수가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해줬음. 근데 순간 밥 먹던 날 세훈이한테 소리지르며 반말하던 장면이 눈 앞으로 스쳐지나갔음...ㅎ...?...아,안돼. "아. 그게, 그 땐 제가 정신이 없어서" "에이. 그냥 말 놔여. 어차피 누나보다 두살이나 아랜데여, 뭐." "그, 그럼 그럴까...?ㅎㅎ"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세훈이를 쳐다보니까 세훈이가 고러지 고러지 하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음. 우리가 봤던 영화가 제일 마지막 회차 영화였던지 영화관 안에는 우리까지 포함한 열명 남짓의 사람들만 있었음. 우리는 한결 여유롭게 영화관을 빠져나왔음. "근데 집 갈때 뭐 타고 가게?" 말없이 영화관을 빠져 나오는 엘레베이터를 나서 내가 세훈이한테 물어봤음. 세훈이가 날 내려다 보며 대답했음. "택시여. 왜여? 누나도 같이 타게여?" 세훈이가 장난스럽게 되물어 봤음. 그랬더니 경수가 뭘 그런 장난을 치냐는 듯 세훈이 팔을 툭툭 쳤음. "그런 건 아니고. 그럼 내 차 타고 갈래? 나 집 가다가 중간에 그, 시우민씨도 태우고 가거든." 내가 딴청을 피면서 대답해 줬음. 그랬더니 세훈이가 오오! 차도 있어여?! 우와. 누나 능력자네여? 라고 놀림. 경수도 의외라는 듯 쳐다봤음. "근데 민석이형을 왜 태우고 가여? 둘이 무슨 사이예여?" 내가 시선을 피하며 뭐, 그냥. 아빠가 사주셨어. 라고 말하니까 세훈이가 방금 내 말이 생각났는 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추궁했음. "무슨 사이긴. 우리 오빠랑 만나고 있는 데 나보고 픽업 좀 하라고 해서. 괜찮으면 같이 갈래?" 내가 허허 웃으며 같이 갈거냐고 물어봤음. 세훈이는 당연하져! 라면서 택시비 굳었다고 좋아했음. 근데 경수의 표정은 망설이는 것 같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