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NEED A GIRL
누나 말고도, 다른 여자도 필요한.
경수의 일상속으로!
뉴욕러브다이어리 - 어떻게 하죠
"야, 근데 왜 너는 민호형한테 목숨을 걸어?"
"그게 뭐."
"아니. 왜 그렇게 둘의 결혼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했냐고."
"안 놀릴거야?"
"들어나 보고."
내 이름은 도경수.
보시다시피, 솔로다.
모태솔로.
"야 그래서 그런거야? 진짜 호구 아니야? 너?"
"아니야! 넌 나의 사,"
"사랑은 무슨. 애잔하다 애잔해."
내가 모태솔로가 된 이유가 뭐가 있을까.
솔직히 얼굴은 그래도 못생긴 건 아닌 것 같은데, 누나한테 객관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누나 눈에는 다 예뻐보이지 않겠냐고? 전혀, 우리 누나는 너무 객관적이라 상처를 주는 타입에 가깝다.
봐줄만 하단 소리는,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만큼은 생겼다는 소린데.
근데 왜? 나는 노래도 잘 하고 키가 크지 않긴 하지만 주변에 나보다 작은 사람도 많다.
그래도 걔네는 여자친구 잘 사귀고 그러더라. 나한테 문제가 도대체 뭐길래.
중학교때 까지는 엄마의 기대에 걸맞는 아이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다.
고등학교때는 괴롭힘 당하느라 1년, 그리고 거기서 벗어나 지랄맞은 친구들과 함께 노느라고 2년.
뭐 '지랄맞다'고 표현을 하지만 지랄맞은만큼 재미있는 친구들이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솔로로 보냈다.
아무리 이런 나라도 좋아하던 여자애거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비글들과 함께 떠들고 노는 동안에도 나름대로 가슴아픈 짝사랑을 했었다.
우연히 급식실에서 시작된 나의 짝사랑은,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오랜 시간동안 가슴앓이를 하도록 만들 줄 알았다.
"그때 걔도 누나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었나?"
"야. 쫌."
거칠기로 유명하고, 좋게 말하자면 시크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싸가지가 없는 우리 누나에게는.
약 4년간 그녀를 울고 웃게 만든 형이 하나 있었다. 종대형이라고, 그 형이 나쁜 형은 아닌데.
그리고 나는 양측의 삽질을 그 4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계속 지켜봐왔다.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소중한 관계가 깨질까, 말 한마디 못하고 끙끙 앓았다.
그래서 둘이 언젠가는 잘 되겠거니 싶었다.
내 첫사랑의 오빠가 종대형이었다.
어쩐지 익숙한 느낌의 미소였다 했는데, 비밀로 꽁꽁 숨기고 있어서 꿈에도 몰랐다.
겨우겨우 말을 트고 서로 일상적인 이야기까지 나누는 사이가 되었을 때, 걔가 먼저 고백했다.
날 좋아한다고? 아니. 자기네 오빠 연예인이라고. 그래서 관뒀다.
어쩌면 가족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으니.
하지만 누나와 종대형은 곧 완전히 쫑이 났다.
종대형이 먼ㄴ저 내게 말했다. 누나는 자신에게서 완전히 마음이 떠났다고.
종대형은 고백이라도 해볼걸 하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지만 그 뒷면에는 후련함도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앤데."
그 당시에, 내가 누나의 1급 기밀사항이었던 팬페이지와 종대형과의 관계를 털어놓았던 사람이 있다.
동시에 나의 얄팍한 첫사랑을 공유하며 내 슬픔을 토로했던 그런 사람이 바로 종인이다.
지금은 슈퍼스타가 되어 얼굴도 한번 보기 힘든 사람이 되었지만. 아무튼.
누나의 임신 소식을 듣고나서야 알게된 사실인데, 오세훈 그 도둑놈 새끼에게 누나의 이야기를 해줬던 것이 종인이었다.
나만 둘의 교제 사실을 몰랐던 것도 억울한데 내가 김종인을 믿었던 것이 더 억울하다.
진짜로 비밀 지켜준댔으면서.
"예뻐?"
"민호형 보면 답이 나오잖아."
"유전자 장난 아니야?"
"어."
그런 내가 또 다시 사랑에 빠졌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으니 두번째 사랑은 이뤄주실까, 기대를 잠깐 했었다.
근데 예쁜 여자는 나 말고도 모든 남자들이 좋아한다. 결국 나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보며 한탄하기에 그쳤다.
그래서 내가 내렸던 결론이 누나와 민호형을 결혼시키는 것 이었다. 그냥 가까이서라도 보고싶었다.
누나야 성격이 조금 드럽다 뿐이지 능력도 있고 비주얼도 괜찮고.
아, 솔직하게.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 누나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다. 정말로.
물론 조심성이라고는 쥐똥만큼도 없는 개새끼 나쁜새끼 오세훈때문에 그 계획은 무효가 되었다.
이건 누나와 민호형의 관계와 별개로 하는 욕이다. 오세훈 진짜 개새끼.
"잘 됐네. 이참에 그냥 너가 꼬셔버려."
"그게 말처럼 쉽냐?"
나는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꺼냈던 핸드폰을 방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밥 먹고 카톡한다더니. 밥을 네시간째 먹고 있다.
나도 얘의 어장에 걸린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할까.
아침에 분명 머리를 감았는데도 뒤통수가 근질근질하다.
나는 긁는대신 손바닥으로 뒷머리를 퍽퍽 쳐본다.
아파.
"오-. 얘 답장 짱 빠른데?"
"답장 왔어?"
"기다려봐."
뭐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김종인이 내 핸드폰을 들고있다.
그리고 표정으로 짐작컨데, 김종인에게는 재미있는. 나에게는 재미없는 일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
저새끼를 얼른 말려야지.
"안내놔?"
"내가 뭘 하는지 알고."
뭘 먹고 이렇게 키가 큰거야. 꼴에 연예인이라고 잔근육도 좀 생겼고.
결론은 긴 시간의 사투 끝에 내 핸드폰을 빼앗겼다. 망연자실.
이제 정말 쟤랑 잘되기는 글렀구나.ㅠ
"자."
-너 카이 좋아해?
-헐. 완전!
-나 걔랑 지금 같이있는데
- 친해? 진짜?
-밥 다먹고 시간되면 만날래?
- 나 당장 나갈래 ㅠ
"친구는 이럴때 써먹으라고 있는거야."
"너 얘가 너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어?"
"관심있다면서 카카오톡 배경도 안 봤냐."
나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다던 카페로 향하며 김종인을 무한찬양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봐도 너무 잘못 봤다. 종인이는 천사다.
-
"헐, 대박."
어떻게 인사하지? 안녕? 밥 뭐 먹었어?
내 머릿속의 고민들은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되었다.
김종인을 보자마자 입을 떡하지 벌리더니 손을 바들바들 떨며 악수를 요청한 나의 그녀는,
그 후로 계속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김종인은 대화 내내 이미지 관리를 했다.
젠틀한 척 멋있는 척. 조금 멋있어진 것도 있지만 멋있는 척을 하니까 더 멋있어보, 아나.
김종인도 개새끼다. 오세훈 못지않은.
30분 가까이 나를 대화 주제에서 분리시켜놓기에 나는 잔뜩 심통이 났다.
그래도 나란 놈은 티도 못 내고, 그냥 혼자 꾹꾹 참기만 한다. 이래서 모태솔로가 됐나.
결국 심심해진 내가 화장실로 향했는데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러다가 둘이 눈맞으면? 아 괜히 칭찬했어. 김종인은 정말로 개새끼다.
"나 스케쥴 있어서 가볼게."
"니가 무슨,"
"안녕히 가세요!"
목소리 톤부터가 다르다.
나에게는 해주지도 않던 발랄한 인사 + 빛보다 빠른듯한 손짓을 김종인에게는 해준다.
그래, 내가 연예인을 하던가 해야지. 나는 나름대로 삐졌다는 티를 내기 위해 신경질적으로 의자를 빼냈다.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앉을때는 조심스레 소리도 나지 않도록 앉았다.
"진짜 잘생겼다."
"다 관리빨이야."
"에이, 그래도 본판이 있지."
맞다. 김종인은 원래 본판이 꽤 잘생긴 편이었다.
방송물을 먹고 전문가들의 스타일링을 받으며 그 잘생김이 배가 된 것이다.
인기가 쌓이는 것도 시간문제였고 그렇게 나의 그녀도 김종인의 팬이 되었고.
있잖아요. 예쁜 목소리의 물음에 평소같았으면 즉각 답을 했을텐데 나도 모르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퉁명스레 답을 뱉었다.
왜. 왜 불러. 왜 나는 슈퍼스타가 아닌걸까. 왜 나는 김종인이 아닐까. 나도 너의 우상, 아이돌이 되고 싶어.
"그래서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미친.
질문과 동시에 핸드폰이 울렸다.
-야 근데 여자애 스타일이 니네 누나 맞먹는데
-너 저런 스타일 좋아해? 아님, 그냥 니네 누나가 좋은거야?
-시스콤?
-아무튼 잘해봐라.
-잡혀살게 훤하네.
아. 김종인 미친….
개좋아.
"그래서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 경수야."
"어, 그니까."
"빨리 말 안하면 나 집에 간다. 불고기 먹다가 왔단말야."
"아, 그게 아니라!"
그럼 어디. 꽃받침을 예쁘게 한 그녀가 나를 쳐다본다.
아 김종인한테 고기 사줘야지.
"전부 다."
치킨을 사줘야 더 좋아하려나.
+
이벤트 당첨되신 두번째분이 요청해주셨던 '경수의 행쇼'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밑에서 너무 행쇼도 못하면서 큰거 아니냐구 ㅠㅠㅠ 하셔서ㅠㅠ
생각해뒀던 에피소드가 있는데 못썼던 것도 생각나서!
프로필에 있었던 종대 여동생이 사실은 이런.. 네. 뒷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모르는 사이에 39편, 38편이 초록글에 올랐었다고.. 저는 캡쳐가 없 ㅠ^ㅠ
그래서 그런가 정주행하시는 분들이 진짜 많아요!! 자고 일어나면 쪽지가 몇..십통이.. 백단위도 보고..
독방에서도 추천요정들이 추천해주셨나?
진짜 이제 마지막 편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가 너무 으으으으 싫으어엉유유유유ㅠ
지난편 올리고 나서 한 1시간가량 댓글놀이(?)를 했더니 댓글수가 폭팔하네옄ㅋㅋㅋ
원래 답글요정인데.. 요새 바쁘다 바쁘다 해서 답글도 제대로 못 달아드리고 저를 욕하세여 매우 치세여
사랑해요 내맘알죠?
아마 글을 올리고 한 30분정도? 는 접속해있을 것 같아여 소통해요 우리!♡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개구리들 내사랑들 추천요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