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격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편을 올리고 자러 갈겁니다.
잘 자요, 여러분.
발단 전개
위기
?
윤기와 같이 평소에 올라탔던 엘리베이터보다 좀 더 색감이 있고, 널찍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남준이가 슬쩍 고개를 기웃거리며 구석구석 구경했으면 좋겠다.
윤기는 아무 말 없이 그런 남준이 옆에 서 있으면서
이제서야 남준이와 호텔에 단 둘이 왔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서 혼자 목덜미를 쓸어내리고,
입술을 잘끈 깨물기도 하면서
연신 올라가기만 하는 숫자를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가 느리네.
여기가 그냥 느린건가?
속으로 그런 생각도 했으면 좋겠다.
어색함인지, 긴장인지. 혹은 둘 다인지.
낯설지만은 않은 감정들이 새삼스럽게 윤기를 감싼 사이에 카드키로 윤기가 문을 열면 남준이가 카드키에 흥미를 줬으면.
그러다가 안으로 들어서면서 한쪽 벽 옆에 있는 카드키를 꽂자마자 환해지는 방 안에 감탄했으면.
와, 넓다.
준아.
응, 주인아.
여기서는 귀랑 꼬리 다 내보내도 돼. 오늘 여기서 자고 갈거야.
진짜?
윤기의 말에 남준이가 망설임없이 귀와 꼬리를 내보이고는 바로 방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침대로 달려가 하얀 시트 위로 풀썩 넘어졌으면.
푹신하게 몸을 감싸오는 부드러운 감촉에 꼬리를 하염없이 흔들면서 긴 팔과 긴 다리를 휘적거리며 침대를 굴러다녔으면.
주인아, 주인아.
여기 침대는 구름으로 만들었나봐.
엄청 푹신해.
행복하다는 듯이 활짝 웃으면서 자신의 상체만한 베개를 끌어안은 남준이를 보면서 윤기가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집이었으면 먼지 잔뜩 묻은 채로 침대에서 뒹굴면 안된다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나름 상관없겠다 싶어서 가만히 그런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그러다가
남준이가 일어나 윤기의 손목을 잡아 끌어 자신과 같이 침대에 눕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
푹신하지?
처음에 갑자기 끌려가 멍한 얼굴이었던 윤기도
순하게 입꼬리를 가득 끌어올리며 보조개까지 깊게 파인 웃음을 보이는 강아지의 들뜸에 동조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몸이 나른하게 풀릴만큼 침대 위를 뒹굴거리다가 윤기가 먼저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충분히 어두워진, 바깥을 바라보다가
침대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
준아.
응?
이리 와.
먼저 벽의 반 이상이 유리로 된 방 한 켠에 선 윤기가 손짓을 하면서 남준이를 불렀으면.
그 목소리에 남준이는 바로 침대를 내려와 윤기의 옆으로 다가왔으면.
처음에 왜 그러냐는 듯 살짝 웃음을 머금고 있던 얼굴이
유리창에 다가올수록 조금씩 늦어졌다가
그 앞에서,
윤기의 옆에서
걸음을 멈출 즈음에는 놀란 얼굴로 변했으면 좋겠다.
다채로운 표정을 옆에서 지켜본 윤기가 작게 웃었으면 좋겠다.
어때?
길게 이어진 다리 한 켠, 다리를 따라 반짝이는 불빛,
그 다리를 빠르게 지나가는 차가 뿜어내는 불빛,
건물들이 하얗게, 붉게, 노랗게 빛내는 불빛이
어두운 도화지 위로 별처럼 흩뿌려진 야경이 윤기의 옆으로, 뒤로 펄쳐졌으면 좋겠다.
남준이 너는 얇은 유리창 하나로 느껴지는 도시의 별빛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조금 뒤에야 입술을 달싹였으면 좋겠다.
예쁘다. 그 때 티비로 봤던 것보다 훨씬 예뻐.
검은 눈동자 가득 야경을 담은 남준이가 연신 예쁘다며 감탄하면 계속 남준이의 눈을 보고 있던 윤기가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응. 예쁘네.
윤기의 말에 남준이가 고개를 돌려 윤기와 시선을 맞대고 환하게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윤기의 어깨를 감싸고,
허리를 숙여 윤기의 목덜미에 하염없이 제 얼굴을 부비며 행복한 기분을 잔뜩 표현했으면 좋겠다.
윤기 너는 그대로 남준이의 무게에 밀려 유리창에 몸을 기댄 채로 간지러움에 입꼬리를 한가득 끌어올렸으면 좋겠다.
연이어 제 얼굴에 쏟아지는 짤막한 입맞춤을 가만히 눈을 감은 채 받아내었으면 좋겠다.
사랑받고 있구나.
윤기는 남준이에게,
남준이는 윤기에게.
마주닿은 감정이 평소보다 더 선명히 느껴지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밤이 서서히 짙어져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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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암호닉] 확인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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