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편이라니까 음마한 것이 쓰고 싶지만 얘네 아직 첫키스도 안 했습니다.
그러네요. 안 했네.
생각해보니 선 동거 후 고백이구나.
역행이네요.
그래. 너네는 그래도 좋다.
원래 순서따위 크게 상관이 없는거니까
69편 기념이나 쓰자.
사랑아, 랩슈해.
몸이 근질거리는 감각,
잠에서 깰 만큼 불쾌하게 달아오른 오감,
발 끝이 오므라들고 아랫배가 뜨거워지는,
조금씩 모든 감각을 갉아먹고 이성을 무너뜨리는 열락.
젠장. 또 왔네.
윤기는 그대로 눈을 떴으면 좋겠다.
저녁을 지나 밤이 완벽하게 내려앉은 어두운 방 안에서 어슴푸레한 야경의 빛만이 창문 틈으로 들어와 어두운 주위를 조금이나마 빛내주었으면.
개인적으로 간질거리던 감정만을 신경쓰느라 시기 계산을 하던 것을 놓친 윤기가 아차 싶어서 사람으로 변해 겨우 침대 아래로 내려왔으면.
달뜬 숨이 뱉어지고
머리가 빙글빙글 돌면서 온 몸이 단 한가지의 감각만을 원하는 것이 소름이 끼쳐서 이를 악물었으면 좋겠다.
자기 전에 벗어둔 티셔츠를 입는 것조차 겨우 해낼만큼 몸이 둔해져서
얇은 천이 몸에 쓸리는 감각에 두 다리를 오므리고,
그대로 두 무릎을 끌어안아 겨우 심호흡을 했으면 좋겠다.
조금만,
조금만 진정하고 이걸, 어떻게든 해야 되는데.
윤기의 시야를 축 늘어진 귀가 방해했으면 좋겠다.
잠시 차가운 바닥에 볼과 몸을 부비면서 뜨거워진 체온을 달래던 윤기의 눈에는
또 한 번
남준이의 손이 보였으면.
천천히 움직이는 시선 끝에는 곤히 자고 있는 남준이의 얼굴이,
옅게 들리는 호흡이,
잔잔히 느껴지는 체온이.
손 끝을 꾹 말아쥔 윤기가 겨우 떨림을 채 가리지도 못하고 남준이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쳤으면 좋겠다.
윤기의 티셔츠와 흘러내린 시트가 부벼지는 소리가 짧게 울리면
남준이의 손가락 끝에 윤기의 입술이 닿았으면.
아...
남준이의 손바닥에 본능이 시키는 대로 자신의 이마를, 뺨을 부비면서
쿵쿵 울리는 머릿속으로는 자신이 얼굴을 부비고 있는 이 손이,
조금 더 온전하게,
조금 더
깊게
자신을 쓰다듬어 줬으면 싶어서.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하는 숨을 뱉어내며 이미 잔뜩 깨물고 있던 아랫입술을 다시금 깨물었으면.
스며들어오는 빛을 받아 새하얀 손 끝이 천천히 남준이의 손목을 그러쥐고
잔뜩 깨물어 붉어진 입술이 살짝 벌려진 채
쥐고 있는 손 끝을 살짝 깨물었으면.
그리고 그 위로 뜨거운 숨을 흘려보냈으면.
열락이 담긴 숨이 점점 가파를 즈음에,
딱
끊길 그 즈음에
남준이의 눈이 천천히 떠졌으면 좋겠다.
윤기는 소스라치게 놀랐으면 좋겠다.
자신이 얼굴을 묻고 있던 따듯한 손이 갑자기
제 볼을 쓰다듬고,
그대로 턱을 그러쥐어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잡아버리니까.
아, 너, 언제. 언제 깼어.
당황한 윤기가 남준이를 올려보면서 물으면 남준이는 잠긴 목소리로 답했으면.
형이
내 손에 입을 맞췄을 때.
아직 몸의 열락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뜨거워진 몸과 반대로 머리는 차갑게 식어내려갔으면 좋겠다.
윤기가 덜덜 떨리는 입술을 다시 깨물면서
붉어진 눈가로 겨우 미안하다고 중얼거렸으면 좋겠다.
젖어있는 목소리를 들은 남준이가 윤기의 턱을 놓고,
몸을 일으켜 느릿하게 제 얼굴을 부비며 정신을 차린 뒤에 윤기의 허리를 끌어안아 침대 위로 올려 앉혔으면.
윤기의 입술 위로 제 손바닥을 덮고,
자신의 손등에 입술을 맞댄 채로 윤기와 계속 눈을 마주쳤으면.
고개를 돌려 윤기의 부드러운 귀에 입술을 묻었으면.
토끼야.
그러지 말고,
날 조금 더 욕심 내봐요.
예민한 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거칠게 잠긴 목소리에,
자신의 입술을 꾹 눌러 벌리는 손에
윤기는 천천히 눈을 감고 입술을 벌리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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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암호닉] 확인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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