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CherryBaby : 세상에서 가장 예쁜 너에게.
Written by. 베브
BGM : 샤이니 - 늘 그 자리에
(샤이니 팬분들을 위한 팬송인데, 특유의 분위기와 가사가 너무 좋아서 넣었어요.)
소홀해진 인사들
덤덤히 상처 줬을 행동들
아프게 하려 한 게 아닌데
매번 미안한 마음만
# 열다섯 번째 이야기. 늘 그 자리에 있어줘서
☆★☆★☆★
그 뒤로 우리 사이는, 더 친밀해지고, 더 편해지고, 더 솔직해지고, 더 포근해졌다.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게 이렇게 서로의 사이를 좁혀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해 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지만.
막 장마가 끝나 맑게 개인 하늘처럼 우리 사이도 맑게 개어 무지개가 떴기를.
-
"뭐 해?"
"별 접어."
찬열이가 우리 집 소파에 엎드려서 팔걸이에 턱을 받친 채 날 쳐다봤다.
나는 소파 아래 바닥에 앉아 엑소 노래를 반복 스트리밍 시킨 뒤 어딘가에 박혀 있던 종이를 꺼내 왔고,
찬열이는 그 의문의 종이를 두고 날 보채는 중이었다.
"별?"
"엉. 이게 종이가 이렇게 길잖아. 오각형 모양으로 접고 이걸 구기면 별이 돼."
"그게 뭐야. 왜 접어?"
"비밀."
그냥 문득 생각났다.
몇 주 전 찬열이가 흘리듯 꺼냈던 천 마리 학 이벤트란 말에, 나도 옛날에 접다가 포기했던 별 천 개를 접어보기로 결심했다.
이런 것을 가만히 앉아 꾸준히 하는 성격도 못 되었고, 이런 걸 하다 보면 눈이 아파와서 짜증이 났는데도.
찬열이의 말 그거 하나 때문에.
유리 병에 색색깔의 별들을 접어 넣고 있는데, 찬열이가 내 방 벽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 포스터는 누구야? 엑소케이?"
"응. 케이랑 엠."
"엠? 두 개야?"
"응. 엑소가 두 개로 나눠져 있어."
"오빠가 붙인 거야?"
"아니. 내가 붙였지."
무심결에 그렇게 뱉고 보니, 찬열이는 모르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너랑 떨어져 있는 동안 빠순이 생활 시작했어."
"빠순이?"
"엉. 중학교 2학년 때 청산한 줄 알았는데. 동방신기가 나한텐 마지막 가수일 줄 알았어."
"넌 어렸을 때부터 그러고 보니까…"
"덕질 인생이었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정말, 내가 우리 오빠가 속한 그룹까지 덕질하게 될 줄은 몰랐어.
"그런데 엑소는 왜?"
"오빠 때문에 알아보는데, 그냥 너무 멋있길래. 다 잘생겼어."
"……."
"아니, 너도 잘생겼는데. 어."
"…마저 접어."
"야. 삐졌어?"
고개는 도리도리 젓는데 입술이 퉁퉁 불어 있다.
이걸 어떻게 풀어줘야 하지?
선천적으로 애교도 없고 간지럽고 입에 발린 소리는 절대 하지 못하는 내 성격에 저걸 풀 수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정말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문득 무대를 보다가 너무 잘생긴 멤버를 발견해서 인터넷을 마구 뒤졌었다.
그 뒤로 내 프로필 사진은 바로 루한이 되었는데...
"야. 얘야? 니 카톡 프로필 사진."
찬열이에게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 애는 잔뜩 삐져서는 꿍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언가 말을 더 붙여보려 노력하다가,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해 별 종이를 툭 떼어 다시 접기 시작했다.
한참을 정적 속에서 종이조각만 붙들고 바스락댔을까, 문득 드디어 말을 꺼낼 거리가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맞다. 표혜미랑 김종대 소개시켜줬어?"
"응."
"어떻게?"
"김종대한테 물어봤지."
"뭐라고? 아, 한 번에 좀 말해."
그러자 찬열이가 핸드폰 홀드를 탁 누르며 고개를 들었다.
"소개받고 싶은 여자애 있냐고 물어봤더니 걔가 표혜미라고 바로 물던데."
"미친. 김종대도 표햄 좋아해?"
"그런가봐."
"미친, 그래서 소개시켜줬어?"
"아니. 오늘 김종대가 표혜미 번호 땄대."
왠지 표혜미가 오늘따라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띄고 있더니.
나중에 저녁 쯤 되면 흥분에 가득 차서 한 시간 가량을 떠들어 댈 혜미를 생각하니 웃기기도 했다.
"좋겠네."
"너도 니가 고백 받고 싶어?"
"아니."
"원래 남자가 고백해야지."
"그런 게 어딨어. 그냥 사귀면 사귀는 거지 고백이 뭐가 중요해."
눈을 한 쪽씩 깜빡이며 그렇게 답하자, 찬열이는 더 이상 말 없이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서칭하기 시작했다.
나는 지루하게 손을 움직여 다시 별을 접기 시작했다.
이제 딱, 오백 개만 더 접으면 된다.
-
컴퓨터에선 계속해서 여섯 곡이 반복되어 나왔다.
몇 달 째 지금 저 여섯 곡만 듣고 있는 건지.
이제 곧 컴백한다던데. 완전체로.
그런 지루한 생각을 하면서 은색 별을 유리 병 안에 던져 넣는데, 찬열이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을 걸었다.
"오징어."
"응?"
"있잖아. 너는. 그."
"뭐. 말을 해."
"그.. 그 날 있잖아. 안 아파? 아파하는 걸 한 번도 못 봐서."
"…그걸 왜?"
그거? 그게 뭐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찬열이가 저렇게 머뭇대면서 말할 단어라면 혹시 여자만의 그 날이 아닐까, 추측을 했다.
그런데 평생 살면서 통증도 없었고 별다르게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지도 않았고,
무언가 식욕이 넘쳐난다거나 하지도 않았던 나에겐 너무나 먼 얘기였다.
아니. 사실 내 자신이 무심하기 때문에 못 느끼는 걸까?
뭐, 아무리 내가 그 날마다 엄청난 통증이 밀려온다 해도 적어도 찬열이에겐 티를 내지 않을 것이었다.
그런데 얜 어디서 그런 걸 주워듣고 나한테 묻는 거지?
"아니, 그냥, 자상한 남자가 되려면 그런 걸 잘 챙겨주래."
"누가?"
"……."
"야, 너 핸드폰. 야."
나는 찬열이의 위로 바로 올라타 마구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찬열이는 눈물이 날 정도로 웃으면서도 핸드폰을 절대 놓지 않았다.
저 정보의 근원이 핸드폰이구나, 깨닫은 나는 핸드폰을 세게 공략했고,
이내 핸드폰을 손에서 빼내 방으로 달려온 뒤 문을 걸어 잠갔다.
홀드 버튼을 누르자 비밀번호를 누르는 화면이 떴다.
난 아무 생각 없이 0000을 입력했고, 정말 잠금은 풀렸다.
얘나 나나 생각 없이 사는구나, 싶어 잠시 웃은 나는 이내 창에 뜨는 포털사이트 블로그 창에 있는 문장들을 유심히 읽었다.
'자상한 남자가 되려면!
첫째. 여자는 그 날마다 많이 아파요 ㅠㅠ 꼭 잘 챙겨주세요.
둘째. 짜증을 내도 마주 짜증내는 건 안 돼요! 꾹 참고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해요.
셋째. 여자랑 길을 걸을 땐 여자를 길 안 쪽으로 자연스럽게 인도하는 센스!
넷째. 문을 먼저 열어주는 것, 음식이 나오면 먼저 먹여주는 것 등은 옵션이에요~
여자들은 이런 사소한 것들에 매력을 느낀답니다!'
잠시 집중하고 있느라 찌푸려진 미간은 이내 곧게 펴졌다.
"야. 박찬열. 너 이런 거 봐?"
문을 열고 나가면서 그렇게 묻자 찬열이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마구 대꾸한다.
"니가 나보다 엑소가 더 좋다고 해서 그런 거 아니야!"
"질투한 거야?"
"아니거든."
"질투지?"
"아니라니까."
"에이. 질투잖아."
"어. 질투 맞아. 그러니까 내 앞에서 엑소 얘기 그만해."
아직까진 우리 둘 다 너무 어린가보다.
이런 말에도 괜히 귀여워져서 나보다 두 뼘은 큰 찬열이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
"아, 너무 귀여워. 이걸 어떡하지?"
"그거 내가 맨날 하던 말 같은데."
"뭐 어때. 아, 진짜 귀여워."
그러자 찬열이는 바보 같이 웃으며 말한다.
"니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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